학교 인터넷망 고도화 사업에 케이블TV업체 참여 제한 논란
정부가 IPTV(인터넷TV)를 공교육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하는 ‘학교 인터넷망 고도화’ 사업이 대형 통신사업자에 대한 특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방통위는 연내 교과부와 공동으로 450억원을 투자해 전국 1만1318개 학교 24만여개 교실의 인터넷망을 50Mbps 이상으로 고도화하고, 2010년 1학기부터는 IPTV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케이블TV협회(협회장 길종섭)은 12일 "케이블 망은 업그레이드 없이도 IPTV와 동일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며 "결국 이번 사업은 국고 450억원을 IPTV 사업자에게 편향 지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회측은 "학교 인터넷망 고도화 사업은 현재 학교시설에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업자로 기준을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KT 등 대형 통신사업자들만 참여할 수만 있다"며 "2000년도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케이블TV사업자들로서는 기존 통신사들이 진출하지 않은 사각지대에 주력해왔던 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말았다"며 방통위의 편향된 정책을 성토했다.
200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케이블TV는 현재도 EBS 교육콘텐츠와 종로학원 강의 등을 VOD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외국어 강좌 및 자격증 강좌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어 지금 당장이라도 교육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케이블TV 협회의 설명이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참여기회를 보장해야 할 정부지원 사업에 서비스 제공 능력 여부와 상관없는 조건을 내세워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학계에서도 과도한 IPTV 중심 정책에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11일 방송학회 주최 ‘방송통신산업의 재편에 따른 정책 과제’ 세미나에서 박승권 한양대 교수는 “IPTV가 디지털케이블에 비해 양방향성이나 서비스 지원 능력이 우월하지 않은데도 방통위가 450억원을 들여 IPTV를 위해 학교망 고도화를 지원하는 정책은 잘못”이라며 “기존 매체도 생존하거나 건전하게 제자리를 찾도록 함께 지원하는 균형있는 정책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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