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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 대 'IT 강국'..이통사 '별들의 전쟁'

'전봇대' 대 'IT 강국'
 
KT-KTF 합병 인가 심사가 임박한 가운데 통신 방송 업계 수장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설전을 벌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1일 오후 KTㆍSKㆍLGㆍ케이블TV 협회 등 통신방송 관련 업체들을 한 자리에 불러 KT-KTF 합병 심사를 위한 공개청문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KT 이석채 사장, SKT 정만원 사장, LGT 정일재 사장, 길종섭 케이블TV협회 회장 등 방통통신 업계의 내로라하는 대표 수장들이 참석해 팽팽한 입씨름을 펼쳤다.
 
비 KT진영은 KT-KTF 합병에 따른 필수설비 문제와 시장지배력 확대를 경계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KT의 필수설비 분리건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필수설비란 통신 케이블 설치를 위해 필요한 전봇대와 관로 등을 가리키는 말로, 비 KT진영은 그동안 줄기차게 KT가 보유한 필수설비의 분리를 요구해왔다.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은 "KT-KTF 합병은 포화된 시장에서 경쟁 가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KT가 보유한 필수설비의 독점해소 방안을 내놓으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SK브로드밴드 조신 사장도 "농어촌 BcN 망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KT로부터 전주를 200개 정도 대여하려 했지만 120개밖에 받지 못했다"면서 "그 마저도 중간에 전주가 빠져있어 제대로 설치하기도 어려웠다"고 KT를 겨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LG텔레콤 정일재 사장은 KT의 필수설비 공동 사용과 관련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강조해 SK진영과 보조를 맞췄다. 다만, 정 사장은 후발사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예정된 저주파수 대역 할당에서 방통위가 배려를 해줄 것을 요청, KT와 SK 양진영을 두루 경계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케이블TV협회의 길종섭 회장도 필수설비의 독점 해소 방안을 지적하면서 이동전화재판매(MVNO) 사업에 대한 정부지원을 강조, KT-KTF 합병 추진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리는 전략을 취했다.
 
경쟁사들의 이같은 파상 공세에 이석채 KT 사장은 'IT강국론'으로 맞섰다. 이 사장은 "KT-KTF 합병은 우리끼리 싸우자는 게 아니라 IT강국을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뜻"이라며 "KT-KTF합병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합병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 사장은 새로운 기회의 사례로 KT가 추진하는 와이브로와 KTF의 3G 이동통신을 결합하는 서비스를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이 사장은 "와이브로와 3G 결합은 세계 최초의 서비스로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며 "와이브로와 3G결합을 자동차에서도 적용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와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경쟁사들이 지적한 필수설비에 대해서는 "필수설비는 KT가 국가로부터 사들인 사유재산"이라면서 "필수설비는 합병과 무관한 사안"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다만, 필수설비 대여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공감하면서 합병과는 별도로 방통위의 제도 개선에 협조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방통위는 이날 의견을 종합해 KT-KTF 합병 인가 조건을 마련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KT-KTF 합병에 관한 방통위 결정이 오는 16일 이후부터 KT의 합병승인 임시주총이 예정된 오는 27일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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