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 가입자 월초에는 LGT, 월말에는 SKT로..KTF만 동네북 신세
$pos="C";$title="";$txt="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현황.";$size="513,131,0";$no="2009031006590603811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한 동안 주춤했던 이동통신 업체간 '경쟁사 가입자 빼앗기'가 다시 가열되고 있다. 최근에는 3위 사업자인 LG텔레콤(LGT)이 공격을 하면 1위와 2위인 SK텔레콤(SKT)과 KTF가 방어를 하는 형국이 지속되면서 '3위의 반란'이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몰고올 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동통신 번호이동 가입자들은 월 초에는 LG텔레콤에 몰렸다가 월말에는 SK텔레콤로 옮겨가는 구도가 되풀이되는 뚜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매달 초 LGT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늘리면 중순부터 SKT가 뺏긴 만큼 되찾아오는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T와 KTF가 KT-KTF 합병에 집중하는 사이 LGT가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KTF는 방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번호이동 싸움이 SKT와 LGT 1, 3위 사업자간 혈투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월의 경우, 1주차에는 SKT → LGT로 1만1000명이 넘어간 반면, LGT → SKT는 1만200명에 그쳤다. 하지만 4주차에는 SKT → LGT가 2만3100명인 반면 LGT → SKT는 2만6000명을 기록, 월초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는 LGT의 초반 공세에 SKT가 후반에 강력하게 반격에 나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3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3월 첫주(1~7일) 기준으로 LGT는 SKT로부터 1만9900명을, KTF로부터 1만8100명을 각각 뺏어왔다. 반면, LGT가 SKT와 KTF에 빼앗긴 가입자는 1만6500명, 1만2800명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LGT는 3400명(SKT)과 5300명(KTF)의 순증을 기록한 셈이다.
3월 들어 다시 가입자를 빼앗긴 SKT는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 않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SKT 관계자는 "연초부터 LGT가 마케팅비를 쏟아부으면서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면서 "월 초에 빼앗긴 숫자를 월 말에 채우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과열 마케팅의 원인 제공자로 거론되는 LGT측은 "사용자가 많은 이통사에서 사용자가 적은 이통사로 넘어오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KTF보다 LGT 가입자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주는 SKT의 보복성 행태가 더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KT와 LGT가 치고받는 사이 합병을 앞둔 KTF는 수세적인 전략을 취함으로써 경쟁사 모두에게 가입자를 빼앗기는 '동네북'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KTF 관계자는 "LGT가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경쟁사들의 가입자를 뺏어가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면서 "SKT와 달리 KTF는 합병을 앞두고 있어 맞상대를 하기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업체간 번호이동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번호이동 규제에 대한 업체들의 입장 변화도 주목되고 있다. 이동통신에 신규 가입하면 3개월간 번호이동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방통위 계획에 대해 당초 SKT는 찬성, KTF와 LGT는 반대 의견을 개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LGT가 '찬성'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LGT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이상 사업자로서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번호 이동 경쟁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승자의 여유"라고 꼬집고 있다.
KTF도 찬성으로 돌아섰지만 이는 방통위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KT-KTF 합병 추진에 이로울 게 없다는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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