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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기업에 주목하라"

불황속 살아남은 기업에 주문몰려

톰 행크스가 열연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바보 검프가 고기잡이로 벼락부자가 되는 장면이 나온다. 폭풍우가 치던 날 고기잡이를 나간 검프와 동료는 폭풍우를 만나 죽을 위기를 넘긴다. 겨우 살아난 이들에게 엄청난 행운이 뒤따른다. 폭풍우를 피해 정박중이던 다른 배들이 모두 난파돼 주위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어선은 검프의 배만 남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투자와 개인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빛을 발하는 기업들이 있다. 경쟁자들이 도태되면서 살아남은 기업들에게 실적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살아남은 자의 축제'를 즐기는 기업들이 불황기에 남몰래 미소짓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상장사 중에는 어떤 기업들이 '살아남은 자의 축제'를 즐기고 있을까. 김평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성장가도를 달리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IT쪽 우량부품업체들 중 눈여겨 봐야 할 기업들이 있다고 조언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를 가장 크게 입은 IT 업종이지만 업계 구조 재편 과정에서 경쟁사들이 하나 둘씩 몰락하면서 메인 업체로 수주 물량이 집중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애널리스트가 최근 추천한 종목은 성호전자. 성호전자는 이같은 살아남은 자의 축제 효과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고 김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실제 성호전자는 2008년 매출액 775억원(전년대비 +60.1%), 영업이익 44억원(+733%)을 기록했다. 2009년에도 매출액 1072억원(전년대비 +38.3%), 영업이익 64억원(+38.6%)을 기록할 것으로 대우증권은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성호전자와 같은 기업으로 IT 부품업체 중 인터플랙스와 우량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조조정 압박에 놓여있는 완성차업체를 비롯한 대기업 입장에서도 여러곳에 주던 부품들을 소수의 메이저업체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해 말 자동차용 베어링 생산 세계 1위 기업인 스웨덴 SKF사의 파트너가 된 케이피에프 같은 기업이 대표적 사례다. 케이피에프는 SKF에 3년간 655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따낸 케이피에프는 주위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는 와중에도 증산계획에 바쁘다. 그동안 연간 50억원 수준이던 SKF사에 대한 매출이 4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SKF사의 주문이 급증한 것은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자 SKF가 비용절감 차원에서 60여곳에 달하던 거래업체를 5곳으로 줄이면서다. 전형적인 살아남은 자의 축제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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