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직원이 700여명인데, 임원이 40명?'
중소형 증권사들이 수십명의 임원을 재직시키면서 막대한 인건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는 임원이 직원 약 15명당 한 명에 달하는 등 직원수 대비 높은 임원 비율이 과도한 비용의 원인이었다.
12일 각 증권사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증권사인 메리츠증권은 총 임직원 768명에 미등기 임원, 영업이사를 포함해 임원진(상무보 포함)이 40명으로 확인됐다. 지난 조직개편에서 5명이 옷을 벗었음에도 총 임직원 대비 6% 가까운 수치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월급을 받고는 있지만 사실상 계약직인 영업이사까지 포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B투자증권도 총 252명 중 임원이 17명에 달해 임원 비중이 7% 수준에 달했다. 신영증권도 603명의 총 임직원 중 31명의 임원이 재직, 비중으로는 5.1%를 차지했으며 이트레이드증권도 190명 중 11명이 임원이었다.
HMC투자증권 역시 526명 중 17명이 임원으로 비중이 높았으며 SK증권은 1085명 중 23명, 한화증권은 1040명 중 19명, 유진투자증권은 980명 중 22명이 임원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임원들은 1억~2억원 수준의 연봉에다 인센티브를 추가로 받는다. 일부는 성과에 따라 자사의 스톡옵션을 받기도 하는 등 부수입도 있다. 지난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는 이유로 한 증권사의 임원은 성과급으로만 무려 20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진행이 지지부진, 회사에서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사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임원 비중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증권은 미등기 임원만 74명에 총 81명의 임원이 재직 중이다. 총 임직원은 2218명으로 임원 비중은 4% 정도다.
삼성증권은 2675명 중 총 36명의 임원이 재직, 비중으로는 1.3%를 차지했다. 대우증권은 3084명에 38명이, 동양종금증권은 2853명 중 35명이, 우리투자증권은 27779명 중 35명, 대신증권은 2222명 중 등기임원 7명, 미등기임원 18명 등 총 25명의 임원이 근무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대표 혹은 회장인 오너 증권사들, 그룹 계열 증권사의 임원 비중이 비교적 높다"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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