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모 씨가 세계 및 한국 경제 위기와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11일 박씨의 변호인에 따르면 박씨는 보고서를 통해 경제 위기와 관련된 내용을 A4용지 19장 분량으로 작성, "개방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달러강세 흐름속에서 환율피해를 계속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씨는 "기준금리를 아무리 낮춰도 돈이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의 징후들도 보이고 있다"면서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구매여력을 정부가 어떻게 상쇄해 주느냐에 따라 잘못하면 경기침체가 2011년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보고서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탄생 배경과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과정, 세계경제 위기의 시작 및 아시아 각국의 위기 등을 설명하고 있을 뿐 아니라 환율 폭등과 같은 최근의 경제현황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히 기술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은 "박씨는 구치소 안에서 인터넷 없이 일간신문과 방송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면서 "인터넷 도움을 받지 않고도 완성도 높은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변호인은 보고서와 함께 앞서 신청한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과 관련해 '허위의 통신 개념과 공익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위헌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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