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를 비롯한 미국 시중은행의 추가적인 부실 발생 우려 등 계속되는 악재 속에 지난해 9~10월과 같은 글로벌 증시 공포가 재현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의 주인공이었던 윌가는 워렌 버핏, 루비니 교수 등의 비관론이 짙게 드리우며 약세를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3월 위기설로 매우 불안하게 봄을 맞은 국내증시는 장중 코스피 1000선이 붕괴되는 모습을 연출하며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지난해와 같은 금융위기는 없다"며 시장에 희망적인 요소들을 제시하고 나섰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10일 "지난해 하반기 당시 패닉 상황의 재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오히려 국내 증시의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중은행의 레버리지비율(총자산/자기자본 비율)은 골드만삭스 등 과거 투자은행에 비해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지난해 9~10월 미국 투자은행의 어려움이 가시화된 시점과는 달리 국내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낮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미국의 통화승수가 상승 전환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로 제시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국 통화승수가 최근 반등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금융위기와 같이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현상(돈맥경화)에 대한 우려는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경제지표의 의미있는 반등을 시장에서 자라나고 있는 기대요소로 꼽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우 ISM제조업지수와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반등하고 있다"며 "정책 당국의 경기부양의지가 경기하강국면을 보다 빠르게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에서도 중국 경기선행지수와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표인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지난 11월을 기점으로 동시에 반등세로 돌아섰다"며 "글로벌 증시가 급락의 공포를 추스리는 과정에서 향후 중국의 경제지표나 중국정부의 의미있는 움직임이 동시에 포착된다면 우리 증시 측면에서도 나름의 버팀목 역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아직 순풍이 불어올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시각도 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짧은 반등이 예상되지만 3월 전체로는 반등논리보다 위험요인이 반영되는 증시흐름이 될 것"이라며 "특히 S&P500가 아직 바닥을 보였다고 보기 힘든 신호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 팀장은 "아직 한계기업의 교통정리가 끝나지 않았고, 추경으로 인한 국채 공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금은 여전히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쫓아 이동할 수 밖에 없다"며 "자본의 속성상 불확실성의 해소가 가시화될 때 증시로의 단기 부동화 자금의 이동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월 자연스러운 조정을 거치면서 2분기에 상승 전환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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