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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인사이드] '은행 탓에' 시원치 못했던 반등

'금융주 추락' 뉴욕 2%대 반등..독일·프랑스 상승폭 절반 불과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3대 주요 지수가 모처럼 동시에 비교적 큰폭인 2%의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12년 만의 최저치 추락이라는 충격에서 일단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대형 은행주들이 줄줄이 쓰러지면서 금융 위기라는 악재는 여전히 한켠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다우지수와 S&P지수는 장중 4%에 달했던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하면서 마감했고 2%대 오름세는 유럽 주요 증시 상승폭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날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3.8%, 4.7% 급등했으며 독일의 상승률은 무려 5.4%에 달했다. 전날 부양 기대감에 6.1% 폭등했던 중국 증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 하지만 뉴욕 증시에서는 중국 효과가 대형 은행주에 의해 상당 부분 상쇄됐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하락 종목은 5개였는데 4개가 대형 금융주였다. JP모건 체이스와 씨티그룹이 각각 8.14%, 7.38% 급락하며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JP모건 체이스는 4거래일 연속 주저앉으며 약 10일 만에 다시 2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씨티그룹의 주가는 1.13달러를 기록해 1달러를 밑돌고 있는 AIG와 같은 운명에 처할 가능성을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최대 신용카드 업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하락했다.

신용 위기는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다. US 뱅코프는 분기 배당금을 무려 88% 삭감한 주당 5센트로 결정해 금융주에 악재를 제공했다.

신용평가사 S&P는 일부 금융주를 S&P500지수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후보에 오른 금융주는 이트레이드 파이낸셜, MBIA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도 신용 위기에 시달리긴 마찬가지다. ABI(미 파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파산보호 신청건수는 9만8344건으로 집계돼 7만6120건을 기록했던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29% 늘어났다. 2월 파산보호 신청건수는 전월 대비로도 11%나 증가했다. ABI는 올해 개인 파산보호 신청건수가 최소 140건에 달해 지난해의 106만건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현 위기의 근본 원인인 신용 위기와 이에 따른 금융주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뉴욕 증시의 반등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이날 공개한 베이지북을 통해 단시일내에 경제상황이 개선되기 힘들다고 전망한 이유도 결국 신용 위기 때문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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