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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도 계정도용…엔씨 '나몰라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온라인게임인 '아이온'이 출시된 지 3개월만에 계정 도용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엔씨소프트는 "나몰라라" 하는 수수방관의 태도를 보이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온 이용자 가운데 '게임 아이템'과 '게임머니' 등이 사라지는 계정 도용 피해자가 빈발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피해를 당했음에도 엔씨소프트가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대응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데다 고객센터 전화연결도 어려워 피해자들의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아이온처럼 캐릭터를 육성해 자신의 '레벨'을 높이는 종류의 게임은 사용자가 장시간 시간과 노력, 돈을 투자해 아이템과 게임머니 등을 습득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때문에 이같은 계정도용 사건은 각각의 게임 사용자들에게 시간적, 금전적 피해를 안겨줄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들이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대상이 게임 제공업체인 엔씨소프트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격인 엔씨소프트측에서 늑장 대응을 일삼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계정도용 신고를 통해 계정도용 여부를 확인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려 15일이나 소요된다. 사용자들은 이 기간 동안 자신의 아이템과 게임머니 등을 누가 사용하는 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게임에 임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이온은 시간에 따라 돈을 지불하는 게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 계정이 도용되면 금전적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또한 계정 도용이 확인된다고 해도 강탈당한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100% 돌려주지 않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사용자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계정 도용을 신고하거나 문의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연락을 해도 통화가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해 상당수 피해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계정도용 피해를 당한 한 사용자는 "고객센터와 어렵게 통화했더니 홈페이지에 나온 정책을 읽어주기만 한다"며 "엔씨소프트같은 큰 기업이 이처럼 계정도용에 대해 느긋한 태도를 취한다면 사용자들이 어떻게 맘놓고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겠는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엔씨소프트측은 모든 책임이 사용자에 있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옥션 등 해킹사태로 인해 무단 노출된 개인 명의가 악용됐거나 사용자들이 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게임에도 똑같이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 계정도용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계정도용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데는 엔씨소프트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당업체가 사용자 계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 데다 그 대응법도 매우 느릿느릿해 도저히 만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게임 '리니지' 계정도용 등 다양한 계정도용 사건을 겪었음에도 대응이 느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이온 관련 게시판에는 "리니지 이후 아이온도 계정도용을 당했는데 엔씨소프트의 대응은 똑같았다"며 "엔씨소프트 게임을 하고 싶지 않다"는 글도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계정도용 관련 문의가 많고, 로그(접속기록)를 하나하나 확인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고객상담 관련 인원도 적다보니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리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아이온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후 지난해에만 1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게임으로, 사용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용자들은 "성공한 게임일 수록 사용자 편의와 고객만족을 더 고려해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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