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발표한 2조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안과 838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의 상원 통과로 세계 경제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 날 동시에 2가지 안이 해결되면서 지난달 20일 출범, 갈피를 잡지 못하던 버락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하지만 시장에선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하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新구제금융.. 민관이 하나로 = 이날 미 재무부는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관민이 합동으로 금융권의 부실자산 인수를 위한 펀드를 설립하고 소비자와 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2조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안을 발표했다.
새 구제금융안은 관민이 공동으로 투자펀드인 금융안정펀드(Financial Stability Trust)를 설립, 최대 1조달러 규모의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방안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소비자와 기업을 지원하는 '기간 자산담보부증권 대출창구(TALF)'의 지원 규모를 당초 2000억달러에서 1조달러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이 급증하면서 손실이 확대,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회사의 부실을 떼어내 대출확대에 나서도록 하려는 것이다.
◆경기부양책.. 61대37로 통과 = 이날 미 상원 본회의에서는 838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이 찬성 61표, 반대 37표로 통과됐다. 이 가운데 찬성표는 전날 예비표결과 다름없이 민주당 상원의원 58명 전원과 공화당 중도파 3명이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경기부양 법안에는 2930억달러의 감세안과5000억달러 이상의 재정지출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에서 경기부양 법안이 신속히 통과된 것은 법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오바마 대통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미국은 고난의 겨울에 처해 있다"면서 의회가 경기부양 법안을 이번 주 안에 통과시켜줄 것을 촉구하고 "경기부양책을 통한 신속한 위기 대처에 실패할 경우 현재의 위기는 재난으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맹이 없는 처방.. 시장 반응은 '싸늘' = 구제금융안과 대규모 경기부양법안 통과 소식이 전해진 직후 뉴욕 증시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는 구제금융안에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과 운영방안이 결여됐다는 점과 부실자산을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탓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콜럼비아대학교 교수는 "누가 부실자산을 매입할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구제계획의 성공 전망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시장의 반응에 대해 "금융구제안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구체안은 확정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해 최종안까지 시일일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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