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 위기로 시작된 실물경기 침체가 건설과 유통, 정유업계 판도마저 바꿔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재벌닷컴이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업종별로 선두기업의 지난해 매출을 비교한 결과 지난 2007년 건설 업계 매출 1위였던 대우건설은 지난해 3위로 추락한 반면 2007년 당시 3위였던 현대건설이 7조2711억원을 기록하면서, GS건설(6조8671억원)을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유통 업계에서도 롯데쇼핑이 지난해 매출 10조9695억원을 기록하며 10조8506억원을 기록한 신세계를 간발의 차이로 제치며 다시 선두자리에 복귀했다.
신세계는 지난 2007년에 10조12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롯데쇼핑(10조851억원)을 제치고 유통업계 매출 1위에 올라섰으나 1년 만에 선두자리를 내줬다.
정유 업계에서는 지난 2007년 기업분할로 GS칼텍스에게 1위를 내줬던 SK에너지가 지난해 인천정유를 합병하면서 재역전에 성공했다.
또 전자와 철강, 이동통신, 조선, 항공, 타이어, 홈쇼핑, 제약업계의 경우 순위 변동은 없었으나 매출 1위 기업과 2위 기업간의 격차가 좁혀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각각 72조9530억원, 27조6385억원 매출을 기록해 LG전자가 삼성전자 매출의 3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7년 LG전자가 삼성전자 매출의 37%를 기록한 것에 비해 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매출 격차가 크지만, 현대제철이 지난해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율을 보이면서 포스코와의 매출 비율을 2007년 33%에서 지난해 34%로 소폭 좁혔다.
조선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인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인 19조9571억원을 기록했으며 2위인 대우조선해양도 11조746억원으로 기세를 올리며 매출 비율을 전년의 46%에서 지난해 55%로 상당폭 좁혔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도 SK텔레콤과 KTF의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
SK텔레콤이 지난해 11조6747억원을, KTF가 8조3462억원을 기록해 SK텔레콤 매출 대비 KTF 매출 비율이 65%에서 71%로 6%포인트 높아졌다.
이밖에도 항공 업계의 맞수기업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타이어 업계의 맞수기업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홈쇼핑의 라이벌인 GS홈쇼핑과 CJ홈쇼핑, 제약업계의 경쟁기업인 동아제약과 유한양행의 매출도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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