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GDP)이 9% 수준에 그쳤다. 2007년 1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3위 경제 대국 자리에 올라선 중국 경제가 급하강 위기에 높인 셈이다.
문제는 4분기 성장률이 6.8% 수준으로 급하강해 올해도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6%로 전망한데 이어 모건스탠리도 올해 성장률을 7.5%에서 5.5%로 하향조정했다.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마저 나빠져 증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철강, 화학, 조선 등 중국 관련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신증권 한중리서치팀의 오승훈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의 전체 성장률이 6%대를 기록한다면 국내증시에서는 철강, 화학, 조선 등 중국 관련주를 중점으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며 "국내 철강, 화학, 조선 업체들은 중국 경제 경착륙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을 생산기지로 이용하고 있는 전자, IT 쪽도 영향이 불가피 하다"고 덧붙였다.
문정업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 경제 경착륙 전망들은 연말 철강업종 주가 상승의 요인이었던 철강 가격 반등세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의 철강 수요 둔화로 감산이 불가피해지고 현대제철 포스코 같은 국내 철강업체들은 가격을 인하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1분기 철강 업체들의 상황이 지난해 4분기 보다 더 어둡다"고 진단했다.
소용환 HMC증권 애널리스트는 "석유화학 업종도 피해는 마찬가지"라며 "지난해 10월까지는 중국 수출이 꽤 괜찮았는데 11월과 12월 상황이 안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주 춘절(중국 설 연휴)을 끼고 1~2주 가량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 때문에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중국 수요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며 "1월 현재 상황은 지난해 12월 보다 더 안좋은데 춘절이 지난 2월 중순 쯤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전자ㆍIT 분야도 중국 경제 경착륙의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준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LG전자 와 같은 큰 회사들은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중국 매출이 줄어도 큰 타격을 받지 않겠지만 중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중소업체들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근로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늘고 있다"며 "현지 국내 업체들은 춘절이 끝나고 근로자 상당수가 일터에 돌아오지 않아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까봐 염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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