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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홍진주의 '아메리칸 드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4초

"얼굴만 예쁘다는 소리는 듣기 싫었다"

코오롱ㆍ하나은행챔피언십 우승으로 순식간에 '제3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홍진주(23)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얼짱 신드롬'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LPGA)투어 '베스트드레서'로 선정되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골프계를 넘어선 '얼짱'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지만, 정작 본인은 "실력은 형편없는 선수"라는 또 다른 의미가 못내 싫었던 모양이다. 
 
홍진주는 사실 지난해만 해도 '톱 10' 진입보다 컷오프가 더 많았다. 홍진주는 이때문에 지난 겨울 이를 악물고, '지옥의 동계훈련'을 소화해냈고, 올해는 시즌 초 3개 대회에서 연속 컷오프되자 얼라인먼트까지 교정하는 등 나름대로 인고의 시간을 쌓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 9월 SK엔크린솔룩스인비테이셔널에서의 첫 우승 이후 10월에는 기어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우승까지 일궈냈다.

연말에는 SK(주)와 '9억짜리 대박'도 터뜨렸다. 본인이 싫든, 좋든 이번엔 수려한 미모도 한몫 했다. '빅 루키'들이 즐비한 상황에서도 홍진주의 미모는 당연히 '상품성'을 높여줬다. 홍진주로서는 천군만마를얻은 셈이다.  
 
홍진주는 그러나 시즌 개막을 불과 한달여 남긴 시점에서 '미국이 아닌 태국'을 전지훈련 장소로 선택해 주위를 의아하게 했다. 이유는 사부인 안주환(KPGA 프로)의 전지훈련을 따라가 레슨을 더 받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자신의 기량 향상을 위해 끝없는 연마를 하겠다는 정신은 높이살만하다. 문제는 앞으로 홍진주가 진출할 무대는 태국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코스와 잔디가 한국이나 아시아와는 천차만별이다.

홍진주는 더욱이 미국의 퓨처스투어나 퀄리파잉(Q)스쿨을 통해 시드권을 획득한 선수가 아니다. '복권에 당첨되듯' 시드권을 가진 홍진주로서는 당연히 미국에서 시행 착오를 겪어가며 성장한 선수 보다 몇배의 노력을 기울여 골프코스를 경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홍진주는 시간도 별로 없다. LPGA투어 규정이 바뀌면서 2년간 투어 시드가 보장됐던 예년과 달리 올해부터는 단 1년간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짧은 시간을 쪼개어 언어도 익혀야 하고, 체력훈련도 해야 하고, 플레이 노하우까지 이것저것 숙지할 것이 너무나도 많다.

코오롱ㆍ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동반자의 클레임으로 진땀을 흘려야 했던 홍진주는 특히 룰에 대한 공부도 절실하다. 
 
홍진주는 그러나 아직도 느긋하다. "언어는 부딪쳐서 해결하고, 체력은 시즌 중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보완한다"는 식이다.

"룰을 잘몰라서 걱정된다"면서도 대책은 없다. 소속사인 코스포엔터프라이즈에서 알아보고 있다는 로드매니저도, 캐디도 모두 협의중이다.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안시현과 이지영에 이어 세번째로 미국 무대로 떠나보내는 우리의 '신데렐라' 홍진주가 이번에야말로 엄청난 활약을 펼치기를 기대하고 있는 팬으로서 웬지 첫 단추를 잘못 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골프전문기자 golfkim@akn.co.kr
<ⓒ '오피니언 리더의 on-off 통합신문' 아시아경제>
 





김현준 golfki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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