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또 이겼다.
이 대회 일본과의 7번째 맞대결에서 4승1무2패. 한국은 특히 지난 2002년 3연승 이래 5년동안 무패의 전적을 자랑하며 적어도 여자골프에서만큼은 일본보다 '한 수 위'임을 여실히 증명했다.
한국의 이번 대회 일방적인 승리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한국은 일찌감치 최강의 라인업을 구상했다. 미국 LPGA투어 선수들을 주력부대로 편성했고, 한국과 일본 무대의 '챔프군단'까지 총망라해 선수단이 구성됐다.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이지영 역시 홍진주와의 치열한 경합으로 주최측이 마지막까지 고심했을 정도. 주최측은 결국 한ㆍ일전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홍진주의 '흥행'보다 이지영의 '경험'을 중시했다. 이지영은 대표팀의 이같은 기대에 부응해 연이틀 낙승을 거두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일본은 반면 한단계 낮은 기량은 물론 정신력까지 해이해져 '백전백패'할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은 먼저 선수단 구성에서부터 삐그덕거리며 불협화음을 냈다. 일본의 대표적 스타플레이어 후도 유리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고사했고, '아이짱' 미야자토 아이가 불참했다.
일본 열도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미야자토의 불참은 특히 '초청료 요구설'과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와의 '불화설' 등 추측이 난무하면서 일본 선수단 전체의 분위기를 뒤흔들어 놓았다. 와일드카드와 캡틴 선발 역시 선수들이 서로 미루는 통에 대회 3일전에야 확정하는 진통을 겪었다.
마치 지난 2000년 제주도 대회에서 박세리의 '초청료 요구설'로 한국 선수단이 혼란을 겪다가 일본에게 2연패 한 것이나, 2002년 당시 일본에서 '상금왕 3연패'의 금자탑을 쌓은 후도 유리가 협회장 선거에서 낙선한 스승의 감정 싸움에 휘말리면서 대회에 불참해 한국에게 첫 패배의 충격을 당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한국 선수들이 장정이 선물한 볼 마커를 일제히 모자에 붙이면서 코스 공략을 논하는 순간 일본은 이미 패배의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단체전은 사기가 경기의 흐름을 좌우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 등 세계 최강의 미국 대표팀이 매년 라이더컵에서 유럽팀에게 예상밖의 패배를 거듭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미국 선수들은 출전료가 없는 이 대회에선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듣고 있고, 유럽 선수들은 틈나는대로 어울려 다니며 강한 동지애를 나눈다.
하물며 기량도 낮은 일본팀이 모래알같이 흩어져서야 절대 한국을 이길 수 없다. 이 대회가 창설된 1999년 한국을 '한 수 아래'라고 은근히 무시하던 일본은 불과 3년만인 2002년 안방인 오사카에서 참패를 당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이제 한국은 일본이 넘어설 수 없는 아주 '높은 벽'이 됐다.
골프전문기자 golfkim@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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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golfki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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