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기자
임춘한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하며 장을 마감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14.22포인트(1.91%) 오른 6,083.86으로 장을 마쳤다. 2026.2.25 조용준 기자
코스피가 단숨에 62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7000포인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의 이익 성장세가 계속되는 데다 지배구조 개편과 순환매장이 나타나면서 지수를 밀어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61% 오른 6121.03에 개장한 뒤 상승폭을 키워 오전 9시47분 기준 1.92% 오른 6200.93을 기록 중이다. 전일 처음으로 6000포인트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은 최초로 6200포인트를 넘겼다.
간밤 뉴욕증시가 상승하면서 코스피도 영향을 받았다. 25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63%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1.26% 뛰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마감 이후 나온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회사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중 신고가인 21만원을 돌파했고 SK하이닉스도 최고가인 106만2000원까지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지금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주가 역시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매쿼리는 전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가를 각각 34만원과 17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외 증권사 중에 가장 목표치가 높다. 매쿼리는 "AI 서비스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가 부상했으며, 이에 따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유례없는 급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르면서 코스피가 7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노무라금융투자가 코스피 상단 8000을 제시했으며 하나증권(7900), JP모건(7500), NH투자증권(7300), 키움증권(7300), 한국투자증권(7250) 등도 코스피 목표치를 올렸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이익 전망치가 올라오고 정부도 증시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 지원을 많이 하고 있어 코스피 추가 상승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며 "트럼프 관세 위험이 줄어드는 등 단기적으로 악재 요인도 없는 상황이라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증시 상승의 또 다른 핵심 요인으로 반도체 외에도 지배구조 개편과 순환매를 꼽는다. 일본의 경우 과거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지수가 2~3배 이상 급등하는 경험을 했는데 한국도 이런 과정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거 일본 기업들은 거액의 현금을 쌓아두고도 배당에 인색했으며, 기업 간 상호주(Cross-shareholding)를 보유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폐쇄적 구조였다.
이를 깨기 위해 2014년 아베 신조 정권은 두 가지 핵심 지침을 도입한다. 하나는 기관투자가가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도록 강제하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이며 다른 하나는 사외이사의 비중을 확대하고 자본효율성(ROE)을 강조하는 기업지배구조코드다. 이런 지침 덕에 기업은 주주의 것이라는 인식이 일본 증시에서 처음으로 보편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쿄증권거래소 역시 증시 활성화에 힘을 보탠다. 도쿄증권거래소는 2023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상장사들은 주가를 올릴 구체적 방안을 공시하라고 압박했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가진 자산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것으로 이는 '경영진의 태만'이라는 것이 도쿄증권거래소의 입장이었다. 이에 도요타, 소니 등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발표하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정부와 거래소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2014년 1만4000포인트대였던 일본 닛케이지수는 현재 5만8000포인트로 4배 이상 급등한다. 우리나라도 현재 정부와 여당 주도로 상법개정이 이어지고 있으며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좀비 상장사 퇴출 등 각종 증시 부양책을 발표 중이다.
증권, 자동차, 조선, 방위산업 등 다른 업종으로 순환매 기대감도 커진다. 미래에셋증권 등 일부 증권주의 경우 한 달 사이 100%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증시 상승에 따라 증권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현대차 역시 로봇과 자율주행 등 신기술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 외에도 다른 업종에서도 실적 전망치가 계속 상향조정되고 있는 것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우리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가 해소되고 있다는 것이 좋은 신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