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기자
연합뉴스
지난주 뉴욕 증시가 반도체 랠리 속에서도 약보합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며 눈치보기 장세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도 코스피 5000고지를 앞두고 단기 폭등에 따른 부담과 포모(FOMO·소외 공포감) 심리가 충돌하는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06% 밀린 6940.01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4만9359.33으로 전날 대비 0.17% 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소폭(0.06%) 하락한 2만3515.39에 거래를 마쳤다. 세 지수 모두 주간 기준으로도 약보합세를 보였다.
시장 전반에 고점 부담이 쌓이면서 지수는 오르더라도 상승세를 길게 이어가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브로드컴,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 인공지능(AI) 및 반도체주 중심으로만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에 강세가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에서 배제하는 듯한 언급을 한 점도 부담이 됐다. 최근까지도 시장에서는 비둘기파 성향의 해싯 위원장이 유력 1순위로 거론됐으나, 이후 매파 성향인 케빈 워시 전 Fed 이사가 1순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누가 됐든 Fed의 독립성 논란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Fed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미 10년물 금리가 4.2%대를 돌파했고 증시가 흔들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주(19~23일) 뉴욕증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21일 특별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란 반(反)정부 시위, 베네수엘라 상황, 그린란드 매입 등 주요 외교 및 경제 현안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실적과 각종 경제지표 발표도 주목할 사안이다. 19일에는 연방 공휴일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데이'로 뉴욕 증시가 휴장한다. 이후 20일 넷플릭스가 실적을 발표하고 이어 22일 인텔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이날에는 지난해 4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수정치, 지난해 10~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등이 발표된다. 23일에는 S&P글로벌이 발표하는 1월 미국 서비스업 및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나온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역대급 속도로 4800을 돌파했다. 고객 예탁금도 90조원대를 넘나드는 듯 유동성 여건도 풍부해 상징적인 코스피 5000선 돌파는 시간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주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신고가를 경신한 만큼 당장 이날부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4900대 진입을 시도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6일 국내 증시 움직임과 유사한 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1.05%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1.15%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이익 모멘텀과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이라는 조합이 훼손되지 않는 한 증시 상승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라며 "다만 단기 폭등에 따른 속도 부담과 FOMO 현상 확산이라는 심리가 충돌하면서 눈치보기 장세가 중간중간 출현할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