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 밖으로 크게 늘며 5년9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텍사스주 리차드슨의 한 식당에 구인 공고가 게시돼 있다. A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11월30일~12월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6000건으로, 전주(19만2000건)보다 4만4000건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22만건)를 크게 웃돌았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추수감사절(11월27일)이 포함된 주간에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가, 바로 다음 주 다시 5년 만에 최대 증가세를 보이는 등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연휴 기간에는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해 이런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1월23~29일 기준 183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전주(193만7000건)와 전망치(195만건)를 모두 하회했다.
이날 신규 실업수당 청구 급증은 최근 고용 둔화 우려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펩시코, 휼렛패커드(HP) 등 주요 기업들은 최근 인력 감축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미국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10월 해고 역시 185만4000건(해고율 1.2%)으로 전달(178만1000건·1.1%) 대비 증가하며 2023년 초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전날 노동시장 하방 위험을 경계하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3.5~3.75%로 조정해 3연속 금리 인하에 나섰다.
다만 주간 실업수당 청구는 변동성이 커 노동시장 전반의 체력을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봐도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네이비 페더럴 크레디트 유니온의 헤더 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 급증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며 "평균치를 고려하면 여전히 주당 21만5000~22만건 수준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