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찾는 소비자들
세계 디카페인 시장 2030년 6조원 전망
"카페인 과잉 섭취시 불면증·신경과민"
박모씨(30·여)는 요즘 저녁에도 카페에 간다. 늦은 시간에 커피를 마시는 건 숙면에 방해가 되지만 디카페인을 선택할 수 있어 부담을 덜었다. 박씨는 "숙면을 위해 디카페인 커피를 항상 선택하려고 한다"며 "디카페인 커피의 맛도 기존 커피에 견줄 만큼 좋아졌다"고 말했다.
불면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카페인 과다복용을 피하기 위해 디카페인 음료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는 세계 디카페인 시장이 올해 약 31억달러(4조5601억원)에서 2030년 약 42억달러(약 6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6.6% 수준으로 건강, 웰빙 소비 트렌드가 디카페인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디카페인 음료 수요가 늘고 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올 1~10월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은 3650만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카누, 맥심 등 스틱 커피를 판매하는 동서식품 역시 올 1~9월 디카페인 분야 매출에서 전년 동기 대비 19.5% 늘어난 292억원을 기록했다.
카페인의 대표적인 효과는 각성이다. 카페인은 식물성 알칼로이드, 즉 질소를 함유한 활성 천연물질인데 흥분제의 역할을 해 섭취시 정신을 맑게 하고 기억력을 끌어올려 준다. 다만 부작용도 있다. 과잉 섭취하면 신경과민과 불면증으로 이어진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이 들기 어려운 이유가 카페인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위액 분비를 촉진하고 이뇨 작용으로 소변량을 늘려 위장과 신장 등에 부담을 준다. 아울러 당장 정신이 맑아지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더 큰 피로를 몰고 온다. 사실상 미래에 쓸 힘을 끌어당겨 사용하는 셈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성인의 경우 하루 최대 400mg 이하, 임산부는 300mg 이하의 카페인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카페인을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아메리카노 1잔인 약 355㎖에 100mg~200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아울러 에너지음료에도 80~160mg의 카페인이 있어 각성 효과를 준다. 이외 콜라, 녹차, 홍차, 말차, 코코아 등 음료와 초콜릿에도 카페인이 있기 때문에 자칫 성인 권장량을 훌쩍 넘겨 섭취할 수도 있다.
카페인, 하루 400mg 이하 섭취 권장…디카페인 관련 제도 손질도
소비자들은 늘어난 선택지를 반기고 있다. 과거엔 카페 등에 가면 카페인을 섭취해야 했지만 이젠 피할 수 있다는 것. 아예 디카페인 음료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도 곳곳에 생겼다. 송모씨(33·남)는 "이전부터 위장에 부담이 가 커피를 마시기 불편했는데도 사람들을 만나면 일단 카페를 가고 커피를 주로 마시게 되니 힘들었다"며 "남들의 눈치 보지 않고 디카페인 음료만 고를 수 있어서 디카페인 음료 전문 카페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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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페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정부도 관련 제도 손질에 나섰다. 식약처는 내년 3월까지 잔류 카페인이 0.1% 이하인 경우에만 디카페인 음료로 표기하도록 식품 등의 표시 기준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엔 카페인을 90% 이상 제거하면 디카페인으로 표기할 수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구체적인 디카페인 함량을 표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은 잔류 카페인 0.1% 이하, 유럽연합(EU)은 0.3%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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