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 전년 동월 대비 2.8% ↑
고물가 속 '홈파티' 인기 이어져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가 크게 상승한 가운데 연말이 다가오자 홈파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외식비 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진데다 연말·크리스마스 시즌마다 반복되는 식당 예약 어려움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늘면서 연말 모임 장소로 집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식비 부담에 지갑도 '꽁꽁'…비용 덜 드는 홈파티 관심 ↑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2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4% 상승했다. 이는 지난 10월(2.4%)과 같은 상승 폭이다. 6∼7월 2%대를 기록했던 물가상승률은 8월 1.7%로 내렸다가 9월 2.1%로 올라간 이후 3개월째 2%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외식 물가 상승이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25.7로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품목별로 보면 자장면이 6.2%로 가장 많이 올랐고, 죽(6.1%), 짬뽕(5.4%), 볶음밥·도시락(4.8%), 생선회·커피(4.4%), 쌀국수(4.2%), 돈가스(3.9%), 김치찌개 백반·비빔밥·김밥(3.8%) 등이 뒤를 이었다. 고환율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등 경영비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외식을 줄이고 홈파티로 모임을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주간 홈파티를 열 계획이라 직장인 방소정씨(29)는 "식당에 가면 분위기와 음식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만,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며 "집에서 모이면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각자 취향에 맞는 음식을 자유롭게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2차로 장소를 옮길 필요 없이 한 공간에서 편하게 오래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외식에 대한 소비 심리도 이전보다 위축된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해(1~11월) 외식비 소비 지출 전망 지수를 보면 매월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이는 향후 외식 지출을 줄이겠다고 계획하는 가구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연말 식당 예약 벌써 마감된 곳도…피로도 ↑
연말 식당 예약에 대한 피로감도 홈파티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인기 식당들의 경우 예약 경쟁이 치열한 데다, 어렵게 자리를 잡더라도 이용 시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서울 시내 주요 5성급 호텔 레스토랑은 크리스마스 당일은 물론 12월 대부분 기간의 주요 시간대 예약이 사실상 마감된 상태다.
예약이 어려워지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에 파인다이닝 예약권을 비싸게 판매하는 게시글도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이에 일부 업체는 노쇼 방지와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예약 양도 금지 규정을 도입하는 등 관리 강화에 나섰다. 예약 경쟁과 이용 제약이 맞물리면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집이 연말 모임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연말 모임을 앞두고 일찌감치 식당 예약을 했다는 직장인 박서현씨(32)는 "12월 초부터 예약을 알아봤지만, 인기 있는 식당들은 이미 마감된 곳이 많았다"며 "번거롭더라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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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통업계도 늘어나는 홈파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오는 17일까지 홈파티용 먹거리와 용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윈터 해피딜' 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 역시 같은 기간 과일·육류 등 신선식품과 즉석조리·가공식품을 중심으로 할인에 나섰다. 특히 홈파티 메인 요리에 활용하기 좋은 미국산 생 LA갈비와 칼집 갈빗살, 호주산 소고기 등도 할인 판매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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