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선희기자
일본 2, 3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합병 추진을 공식화했다. 2026년 8월 지주사를 설립하겠다는 목표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사장(왼쪽)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자동차 사장. 연합뉴스
23일 연합뉴스 및 일본 현지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과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 가토 다카오 미쓰비시자동차 사장은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경영 통합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6월 최종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목표다.
양사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상장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신설될 지주사의 대표는 혼다 측이 지명하는 이사 중에서 선임된다. 양사는 지주사의 자회사로 들어가며, 각각 상장 폐지할 방침이다. 다만 각자의 자동차 브랜드는 유지하기로 했다.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무게가 옮겨가는 가운데 미국 테슬라나 중국 비야디(BYD) 등과 기술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이 두 회사의 합병 배경으로 꼽힌다. 우치다 닛산 사장은 "미래를 내다보고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는 결단"이라며 "경영 통합이 이뤄지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중 톱클래스에 들어가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베 혼다 사장도 "통합에 의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 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4륜 자동차에서 손을 잡는 데 그치지 않고 2륜 사업, 나아가 항공기 사업 같은 폭넓은 모빌리티 사업도 융합해 많은 고객 접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신설 지주사는 한국의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3위에 오르게 된다. 지난해 기준 혼다는 세계에서 완성차 398만대를 판매해 세계 7위, 닛산은 337만대를 팔아 세계 8위를 각각 차지했다. 두 업체를 합치면 735만대로, 1위 도요타(1123만대)와 2위 독일 폭스바겐(923만대)에 이어 3위다. 기존 3위였던 현대차그룹은 730만대로 4위로 밀려나게 된다.
나아가 양사는 향후 합병 과정에 미쓰비시자동차의 합류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이 최대 주주인 미쓰비시자동차는 내년 1월께 합류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