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6일(현지시간) 차기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제이미슨 그리어,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케빈 해셋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제이미슨은 1기 행정부 동안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중국과 다른 나라에 관세를 부과하고, 실패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으로 대체해 미국 근로자에게 더 유리한 협정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 아래서 미국 제조업 일자리 회복에 박차를 가하도록 했고, 수십 년간의 재앙적인 무역 정책을 뒤집는 데 도움이 됐다"며 "제이미슨은 USTR에서 미국의 엄청난 무역 적자를 억제하고, 미국의 제조업·농업·서비스를 방어하고, 모든 수출 시장을 개방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STR은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와 비슷한 성격이나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향후 최전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전쟁을 이끌 전망이다.
그리어는 국제통상법 전문 변호사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USTR 대표였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오랜 측근이다. 당시 그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현재는 로펌 '킹&스팰딩'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관세 전쟁을 주도한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의 제자인 그리어를 USTR 대표에 발탁하며 2기 행정부에서도 관세가 경제 정책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어는 상무부 장관에 지명된 하워드 러트닉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 재무부 장관에 지명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창업자와 함께 관세·무역 전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취임 당일 중국에는 10%,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각 25%씩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는 보수 경제학자 케빈 해셋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발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케빈은 CEA 위원장으로서 2017년 감세 및 일자리 법안을 설계하고 통과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기록적인 감세를 갱신하고 개선하며, 과거 미국을 이용했던 국가와 공정한 무역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케빈은 또한 동맹국과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미국 국민의 번영을 보장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EC 위원장은 백악관 경제 정책을 이끄는 컨트롤타워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세금, 무역, 재정지출 등을 지휘하게 된다.
해셋 전 위원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CEA 위원장, 백악관 선임 경제고문 등을 지냈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감세 법안을 설계하고 추진한 인물이다. 한때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들 사이에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후보 중 한 명으로도 거론됐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해군 무기 조달과 예산 등을 책임지는 해군 장관에 기업인 존 펠란을 지명했다. 해군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국과 조선 협력을 추진할 경우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펠란은 사모 투자회사 러거 매니지먼트를 창립하고, 투자회사 MSD 캐피털을 공동 창립했다. 해군 장관은 민간인 보직이나 전역한 해군 장성 등 국방 분야 경험자가 맡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소개한 펠란의 이력엔 군 경험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