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인턴기자
소방대원의 급식단가가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소방서는 한 끼 급식단가가 3000원 초반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구 A소방서의 한 끼 단가는 3112원에 그쳤다. 전국 소방서 중 급식단가가 가장 낮다. 이어 경남의 B소방서 3852원, 전북 C소방서 3920원 순으로 낮았다. 또 전남 D소방서, 강원 E소방서, 울산 F소방서, 서울 G소방서는 한 끼 급식 단가가 4000원대로 확인됐다.
이는 소방청에서 전국 241개 소방서 중 지역별 1곳의 급식 단가를 표본조사한 결과로 통상 4000원대인 편의점 도시락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서울시 공립고등학교 무상급식 단가(5398원)나 서울시 결식우려아동 급식단가(9000원)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다.
급식단가는 소방서별로 최대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번 조사에서 급식단가가 가장 높은 곳은 인천 D소방서로, 6887원이었다. 급식단가가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이유는 시·도별로 소방공무원 급식예산 지원 근거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공무원 정액 급식비(14만원) 내에서 일반행정공무원은 한 달 20식(하루 두 끼)을 기준으로 하는 반면 현업 근무자(3교대 근무자)의 경우 한 달 30식(하루 세끼)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한 끼 단가가 크게 떨어진다.
영양사가 아예 배치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전남 지역 소방서에는 영양사가 1명도 없었으며 전북·경북·제주 지역의 소방서에는 영양사가 1명에 불과했다.
한 의원은 "소방관의 한 끼 식사는 '국민을 구하는 힘'으로 이제는 소방력을 저해하는 부실 급식을 끝내야 할 시점"이라며 "소방청은 인사혁신처와 현업근무자 정액 급식비 인상 논의를 시작으로 시·도별 급식체계 전수조사 및 조례 제정을 통해 급식체계 일원화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도 소방관들의 급식이 열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백종원은 당시 tvN 예능 ‘백패커2’에서 보양식 한 끼를 대접하기 위해 경기 화성소방서를 방문했다. 그는 본격적인 요리에 앞서 주방 시설과 기존 식단표 등을 점검하다 “활동량이 많은 소방대원들이 먹기에는 너무 열악하다”고 말했다. 백종원이 영양사에게 “지원금이 얼마 안 나오는 거냐”고 묻자 영양사는 “한 끼에 4000원으로 고정돼 있다. 추가적인 지원금은 없는 상태”라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