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집계
지난해 급등했던 선호지역, 먼저 하락세
서울 아파트값 0.11%↑…오름폭 둔화
李대통령, 수보회의서 집·전셋값 하락 언급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한 주 전보다 떨어졌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해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지역으로 주간 집계에서 동시에 하락 전환한 건 2년여 만이다. 지난해 고강도 대출 규제와 거래 제한 조치에도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해왔는데, 다주택자를 둘러싼 시장 여건이 불리하게 흘러가면서 상승세가 멈춘 데 이어 하락 조짐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이 26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이달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전보다 0.1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하순 상승률이 0.31%를 기록한 후 0.27%(2월 첫 주)→0.22%(2월 둘째 주)→0.15%(2월 셋째 주) 등 이달 들어 매주 상승 폭이 줄어들고 있다.
서울 전반적으로 오름폭이 둔화한 가운데 강남3구와 용산구에선 아파트값이 아예 하락세로 돌아선 게 눈에 띈다. 강남구가 0.06%, 서초구가 0.02%, 송파구가 0.03%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는 0.01% 감소했다. 이들 4개 구가 함께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24년 2월 첫째 주(5일) 이후 처음이다.
강남구에서는 대치동과 청담동, 송파구에서는 방이동·신천동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용산구에서는 한남·이촌동 구축 위주로 떨어졌다고 한다. 부동산원은 "일부 단지에서 하락 매물 거래가 체결되는 등 지역·단지별로 혼조세를 보인다"면서 "선호도 높은 대단지나 역세권 단지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되면서 서울 전체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강남3구와 용산구는 지난해 서울 집값 오름세를 주도했던 지역으로 꼽힌다. 부동산원 집계 기준 지난해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은 8.71% 정도다. 지역별로 보면 송파구는 20.92%가 올라 전체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강남구(13.59%), 서초구(14.11%), 용산구(13.21%)도 평균치를 웃돌았다. 수년 전부터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졌던 가운데 지난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해제와 재지정 여파, 여기에 각종 규제책으로 수급 불안이 심화하면서 집값을 끌어올렸다.
최근 기류가 바뀌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상화' 명분을 앞세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공언했고 대출 혜택도 거두겠다는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오는 5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현실화할 경우 세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값을 내려서라도 미리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서울 지역에서 상당 폭의 집값 하락이 나타나고 있고 주택 매물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한때 불가능해 보였던 자본시장 정상화가 현실이 되는 것처럼, 부동산 시장의 비정상도 정상화의 길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셋값 상승률도 둔화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고 국민 삶의 실질 개선을 위한 '모두의 경제'로 확실히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정부가 보유세 개편을 공식화한 터라 처분하지 않는다고 해도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세제 개편과 관련해 당국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거래세(취득세)는 낮추고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는 높이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비거주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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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선 은평구와 양천구, 금천구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에서 한 주 전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과천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0.10%)도 떨어졌다.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전셋값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인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8%로 한 주 전과 같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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