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모님 모셔요' 열흘 만에 310가정 몰려

맞벌이 62%·36개월 미만 자녀 63%
절반 이상 '주 5회' 신청

자녀 양육 부담을 덜고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예방을 위해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신청 접수 열흘 만에 310가정이 몰렸다.

27일 서울시는 지난 17일 모집을 시작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에 26일 기준 310 가정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 신청 마감일은 다음 달 6일로, 아직 열흘 정도 시간이 더 남아 있기 때문에 신청 가정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신청 현황[이미지출처=서울시 제공, 연합뉴스]

신청 가정 유형은 맞벌이가 234가정(62.3%)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다자녀 64가정(20.6%), 임신부 43가정(13.9%), 한부모 10가정(3.2%) 이 뒤따랐다. 가정별 자녀 수는 1자녀 138가정(44.5%), 2자녀 108가정(34.8%), 3자녀 이상 19가정(6.1%)이었다. 자녀의 연령대는 36개월 미만이 62.7%를 차지했다.

신청 가정이 희망하는 서비스 이용 기간은 6개월이 대부분(285가정, 92.5%)이었다. 주당 이용일 수는 5회가 173가정(55.8%)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1~2회 65가정(21.0%), 3~4회 44가정(19.7%)의 순이었다. 주말 이용을 신청한 가정도 11가정(3.5%) 있었다. 이용 시간은 4시간이 196가정(63.2%)으로 가장 많았고, 8시간 64건(20.6%), 6시간 50가정(16.1%)이었다. 시간대별로 오후 1시 이후를 희망하는 가정이 78.3%로 절대적이었다. 신청 수요가 오후에 몰려 이 시간대 이용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 가정 선정은 신청 접수 종료 후 한부모, 다자녀, 맞벌이, 임신부가 있는 가정 순으로 우선 선발하되, 자녀 나이나 희망하는 이용 기간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한국에서 6개월 일하는 이 사업은 오는 9월 시작한다. 신청 방법은 서비스 제공기관인 ㈜홈스토리생활(대리주부) 또는 ㈜휴브리스(돌봄플러스) 모바일 앱에 회원 가입 후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클릭하면 된다. 서비스 이용 대상은 서울에 거주하는 가구 가운데 12세 이하 자녀(2011년 7월 18일 이후 출생아)가 있거나 출산 예정인 가구로, 소득 기준에 상관없이 신청 가능하다.

이용 비용은 시간당 최저임금(올해 9860원)과 4대 사회보험 등을 포함해 하루 4시간 이용할 경우 약 월 119만원이다. 이는 현재 공공 아이돌보미 시간제 종합형(돌봄+가사) 약 월 131만원에 비해 9.2%, 민간 가사관리사 월 152만원에 비해 21.7% 저렴한 수준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필리핀 도우미가 일상화한 홍콩과 싱가포르와 비교할 때 2~3배 많은 임금이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콩은 외국인에 대해 최저임금제를 차등해 적용하고 있고, 싱가포르에는 최저임금 개념이 아예 없는 반면 우리나라는 외국인에게도 내국인과 동일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서비스를 제공할 가사관리사 100명은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이미 선발을 마쳤다. 이들은 필리핀 정부가 공인한 관련 자격증 소지자 중 영어·한국어 등 어학능력 평가, 건강검진, 범죄 이력 등 신원 검증을 거쳤다. 자격요건은 24~38세의 필리핀 정부에서 인증한 자격증(Caregiving NCⅡ) 소지자다. 모두 필리핀 출신인 이들은 고용허가제(E-9)의 체류자격을 가지며 영어가 유창하고 한국어로 일정 수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서비스 이용기간은 9월 초부터 2월 말까지 6개월간이다. 전일제(8시간), 시간제(6·4시간)로 선택할 수 있고, 월~금요일 중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다. 단 주당 근로시간은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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