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정인턴
챗GPT 개발사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해임된 샘 올트먼이 해고 통보를 받은 지 48시간 만에 오픈AI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며 복귀 가능성을 암시했다.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트먼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오픈AI 사무실에 손님 자격으로 입장할 수 있는 출입증을 패용한 인증샷(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이걸 착용하는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적었다.
그는 전날 밤 X에 "나는 오픈AI 팀을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작성하기도 했다.
앞서 오픈AI에 130억달러(약 17조원)가량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트먼을 복귀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MS를 포함한 초기 투자자들과 직원들 사이에서는 올트먼에 대한 지지 여론이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분위기이다.
오픈AI의 임시 CEO로 임명된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올트먼의 복귀와 관련된) 협상이 진행 중이며, 그(올트먼)가 사무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알리기도 했다. 무라티는 올트먼의 복귀를 응원하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다.
오픈AI 최대 주주인 MS를 비롯해 두 번째로 큰 지분을 보유한 ▲스라이브캐피털 ▲타이거글로벌 ▲코슬라벤처스 ▲세쿼이아캐피털 등 벤처캐피털(VC)들은 실제로 그의 복귀 여부를 논하고 있다.
올트먼은 복귀 조건으로 이사회와 경영진의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에 동조하는 오픈AI 직원들을 빼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편 오픈AI는 2015년 비영리 단체로 설립됐으나, 올트먼은 최고경영자가 되고서 4년 후 사내에 영리 부문을 만들어 인공지능(AI) 언어모델 개발에 필요한 수십억달러를 조달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 영리 사업 부문이 비영리 모기업에 의해 지배되는 구조는 그대로 유지됐다.
약 300억달러(약 38조8950억원) 규모의 영리 사업부는 MS가 4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유수의 벤처 투자자들이 투자에 참여해 수익 일부를 약속받았지만, 궁극적으로 회사 운영에 대한 통제권은 그 누구도 갖지 못했다.
이런 구조 탓에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에 큰 재정적 성공을 가져다주고 기업 가치를 급등시켰는데도 주요 투자자들의 동의 없이 올트먼을 쉽게 축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올트먼은 이사회의 해임 결정에 분노했으며, 가까운 지인들에게 "주요 주주들이 회사 지배구조에 대해 아무런 발언권이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앞서 오픈AI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에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사회가 그를 CEO직에서 해임한 사실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