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동의 얻었지만, 中 규제 당황 역력'…일본 현지 분위기는

후쿠시마 주민들 방류 중단 소송 예고
"예상 못 한 中 규제…기시다 리더십 시험대"
"韓여론 중요한 영향…日여론 자극"

지난 24일부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개시된 가운데, 후쿠시마 현지 주민들은 오염수 방류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현지 주민들은 일본 정부가 '관계자 이해 없이는 오염수 방류를 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어겼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지 주민들이 반발 속에서 한국을 비롯한 중국 등 인접국들의 여론 동향도 주시하고 있다.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25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오염수 방류 시작 후 현지 분위기에 대해 "어민들은 현재 후쿠시마 수산물 획득 실적이 3.11 대지진이 일어난 10년 전과 비교해 20% 정도 회복됐는데,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것은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리고 생활 파탄을 만드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18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시민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 교수는 "도쿄전력과 IAEA가 오염수 관련 수치를 시간별로 공개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이미 10년간 오염된 바다이고, 이게 지속되고 있을 때 삼중수소와 다른 핵물질까지 포함해서 (수치를)신뢰하기는 어렵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은 일본 입장에선 예상치 못한 강력 대응이라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중국이 어떤 조처를 할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일본 수산물 전체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는 전혀 예상을 못 한 것 같다"며 "전국의 어민들이 피해 대상이기 때문에 기시다 총리도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단 중국이 수산물로 시작을 했지만 일본이 강경하게 나가게 되면 농산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기시다 총리의 리더십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한국의 반응에 대한 현지 언론의 관심도가 높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오염수 방류에 대해 한국 정부의 동의를 얻었다는 취지로 보도하고 있고, 이는 일본 내 여론 형성에도 중요하다고 봤다.이 교수는 "중국을 제외한 주변국, 특히 한국의 동의를 얻었다고 이야기한다"며 "한국의 반대 여론이 일본 중산층이나 무당층의 반대 여론을 만들 수 있어 일본 정부도 오히려 한국 정부가 한국 내 여론을 무마시켜주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요 미디어들의 관심은 한국 내 야당을 포함한 시민사회의 반대 여론이고 특히 일본 대사관에 진입하려고 했던 대학생들의 움직임 등은 즉각적으로 보도가 됐다"며 "한국의 여론은 특히 윤석열 정권의 낮은 지지율을 봤을 때 경우에 따라 한일 간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일본 사회의 여론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슈1팀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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