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나스닥·기술주 ETF에 몰리는 연금 뭉칫돈…수익률 최고 76%

[퇴직연금 지각변동]①삼성증권 IRP 계좌 수익률 상위 10% 포트폴리오 분석
평균 수익률 27%…타업권에서 옮긴 상위 10% 평균 수익률 15.2%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12일부터 본격적으로 의무 시행되면서 340조원에 이르는 관련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은행·보험사에서 높은 수익률을 좇아 증권사로 계좌를 옮기는 머니무브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결국 뭉칫돈을 움직이는 유인은 수익률이다.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이 2%대에 머무는 가운데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와 시장 경쟁 유도를 위해 분기마다 사업자별 수익률을 공시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2분기 연속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런 삼성증권의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 수익률을 아시아경제가 집계·분석했다. 삼성증권의 IRP 총 계좌수는 9만8120개(6월30일 기준)이며 잔고는 총 3조8502억원, 수익률 상위 10% 고객의 평균 수익률은 26.8%였다. 고객 중 최고 수익률은 76.2%에 달했다.

현금성 자산을 제외하고 수익률 상위 10% 고객의 IRP 계좌에 가장 많이 담긴 상품은 TIGER 미국나스닥100이다. 가입 금액은 265억원이다. 다음은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KODEX 미국FANG플러스(H) 등이다. 가입 금액은 각각 117억원, 100억원이다. 이어 KODEX 미국나스닥100TR, KODEX TRF3070, KODEX 2차전지산업,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TIGER 2차전지테마, TIGER 미국S&P500, KODEX 반도체, KODEX 미국S&P500TR, ACE 미국나스닥100, 한국증권금융 퇴직연금 정기예금 DC/IRP(1년),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순으로 나타났다.

특징은 장기 성장성이 유망한 이차전지와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많다는 것이다.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을 추종하고, 유망한 미국 기술주를 모아 놓은 ETF에 퇴직연금 수익률 상위 고객이 지갑을 열었다.

삼성증권으로 이전한 IRP 계좌 평균 수익률 2.46%, 상위 10%는 15%

올해 6월30일 기준으로 은행·보험 등 타업권에서 삼성증권으로 IRP 계좌를 옮긴 고객의 수익률을 집계·분석한 결과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으로 이전한 IRP 계좌수는 총 2232개로 집계됐다. 잔고 금액은 1082억원에 이른다. 이들의 전체 평균 수익률은 6월30일 기준 2.46%에 그쳤다. 이들의 매수 상위 상품에 정기예금이 2개나 들어 있을 정도로 여전히 보수적으로 운용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은행이나 보험권의 수익률보다는 높다. 은행이나 보험사의 원리금 보장 상품에 그대로 넣어뒀다면 수익률은 1%에 불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계좌를 옮긴 고객 중 수익률 기준 상위 10%의 평균 수익률은 15.2%에 달했다. 정기예금 외에도 공격적으로 투자 상품을 고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이들의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디폴트옵션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정기예금에 자금이 쏠려있지만, 이해도가 높아지면 상품 운용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으로 계좌를 옮긴 고객 중 수익률 상위 10%가 가장 많이 보유 상품 10개는 현금성 자산을 제외하고 KODEX 2차전지산업, KODEX 미국S&P500TR, KODEX 미국나스닥100TR, TIGER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S&P500, SOL 2차전지소부장Fn, 삼성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UH(주식)-Cpe, 한국증권금융 퇴직연금 정기예금 DC/IRP(3년), 한국증권금융 퇴직연금 정기예금 DC/IRP(1년), 한국투자연금베트남그로스증권자(주식)C-Re 등이다. 이차전지 상품이 2개나 포함됐다. 주로 미국 지수를 추종하고, 나스닥 우량기업 100개 종목에 투자하는 ETF에 자금이 몰린 것도 특징이다.

삼성증권은 퇴직연금 서비스의 질을 계속 높여가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모바일을 이용한 3분 연금 가입 시스템을 개발해 누구나 손쉽게 퇴직연금 가입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가입부터 추천 포트폴리오 제공까지 원스톱으로 끝낼 수 있고, 삼성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에서 과거 성과와 운용사 안정성 등을 기준으로 엄선한 상품으로 고객 성향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자본시장부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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