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호암상 시상식 찾은 이재용…'인재 양성' 의지 재확인(종합)

호암재단 기명 기부 이유 등 질문에 '묵묵부답'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참석
한종희 등 제외 계열사 사장단 총출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호암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또 한 번 드러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호암상 시상식에 참여하며 인재 양성과 국가 기초과학 지원 확대 창구로서 호암재단을 각별히 챙기는 모양새다. 호암재단은 익명 기부를 선호하는 이 회장이 이례적으로 2년 연속 기명 기부를 한 곳이기도 하다.

'2023년도 제33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은 1일 오후 4시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렸다. 이재용 회장은 행사 시작 20분 전인 3시40분쯤 등장했다. '회장 취임 후 첫 호암상 참석 소감이 어떠냐', '호암재단 기명 기부 이유가 뭐냐' 등 이 회장을 향한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으나 별다른 답변 없이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023년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자리에는 삼성 사장단 대부분이 참석했다. 한종희 부회장을 비롯해 해외출장 중인 경영진을 제외하곤 김기남 삼성전자 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등 사장단 50여 명이 총출동했다. 경계현 사장은 하반기 반도체 시장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로 답하며 입장하기도 했다.

올해 수상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팬으로 알려진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해외공연 일정으로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불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도 불참했다.

호암상은 매년 시상식에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직접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이재용 회장 역시 2016년 사법리스크 이후 한동안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다가 지난해부터 시상식 참석을 재개했다. 이 회장은 2013년까지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과 참석했다.

이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암상 시상식장을 찾은 것은 선대의 '사업보국 및 인재제일'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의 '뉴 리더'로서 평소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이 회장의 '미래동행' 철학을 학술·예술·과학 분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023년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회장은 2021년부터 국가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자고 제안하며 과학 분야 시상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공학이나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 산업 생태계의 기초를 강화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시상 확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익명의 기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재용 회장은 이례적으로 호암재단에 2년 연속 실명으로 2억원을 기부하며 호암상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은 삼성호암상 외에도 미래기술육성사업 및 산학협력을 통해 기초 과학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760개 이상의 과제에 연구비 약 1조원을 지원했으며, 삼성이 지원한 연구 과제 관련 논문이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 국제 학술지에 다수 게재됐다. 국내 대학들의 미래 기술과 인재 양성을 위해 산학협력에 매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국내 대학들과 함께 계약 학과 등을 운영하며 국가 R&D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임지순(72) 포스텍 석학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최경신(54) 美 위스콘신대 교수 ▲공학상 선양국(62) 한양대 석좌교수 ▲의학상 마샤 헤이기스(49) 美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조성진(29) 피아니스트 ▲사회봉사상 사단법인 글로벌케어 등이며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씩 총 18억원이 수여됐다.

산업IT부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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