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人사이드]'꿈이 인생을 만드는 거야'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 이야기

투수·타자 겸비한 '이도류' 괴물
꾸준한 계획과 노력으로 사랑받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으로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한국을 열심히 응원하면서도 오타니 쇼헤이의 실력에 놀라곤 했는데요, 출전 소식에 경기 전부터 세간의 관심이 쏠린 선수기도 하죠. 오늘은 일본 최고 주가를 달리는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큰 키는 유전...어릴 때부터 재능 보여

오타니는 1994년 7월 5일생으로 일본 이와테현 출신입니다. 사실 오타니가 정상급 선수로 크게 된 것에는 부모님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부모님이 모두 운동을 했던 '스포츠 수저'인데, 아버지는 사회인 야구선수 출신이고 어머니도 배드민턴 선수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는 오타니의 큰 키가 항상 주목받곤 하는데, 그의 190cm가 넘는 큰 키는 180cm인 아버지, 170cm인 어머니에게서 왔다고 하네요.

오타니가 야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라고 합니다. 친구가 권유를 해서 함께하게 됐습니다. 야구 선수 출신 아버지 덕분에 집에서 캐치볼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친구와 야구부에 들어가 연습에 참여하니 또 다른 재미를 느꼈다고 하는데요. 부모님에게 리틀야구단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고, 이때부터 야구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리틀야구단에서는 투수부터 외야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하며 프로야구 등판을 꿈꾸게 됩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이미 구속 110km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는 중학생 중에서도 에이스 선수들이 던지는 속도라고 하네요. 재능을 보인 오타니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일본의 전국 고교야구 대회인 고시엔에 출전해 구속 150km를 기록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지방 예선에서 구속 160km를 던졌는데, 웬만한 프로야구 선수와 맞먹는 레벨이죠.

일본의 여러 프로 구단들은 오타니를 주목하기 시작하고, 홋카이도의 니혼햄 파이터스가 오타니를 영입합니다. 이때 투수와 타자 모두 가능한 ‘이도류’로 등장만으로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주는 선수로 자리매김합니다. 사령탑이었던 쿠리야마 감독은 그의 성장에 많은 힘을 보태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 권유합니다.

2017년 LA에인절스로 이적한 그는 발목부상으로 한 차례 WBC 참가를 건너뛰었지만, 2018년 첫 메이저리그(MLB)에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2021년에는 MVP를 거머쥐게 됩니다. 오타니의 이도류로 미 프로야구와 WBC에는 투타 겸업 선수가 선발 투수로 나온 뒤에는 교체돼도 타자로 라인업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오타니 룰’이 만들어지기도 하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철저한 계획과 실천...日에서도 유행한 ‘오타니 계획표’

오타니의 이러한 승승장구에는 엄청난 노력이 뒤따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인기는 더욱 치솟았습니다. 특히 그는 꼼꼼하게 인생 계획을 세우고 이를 매일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일본에서는 이른바 ‘오타니 계획표’로 불리는 ‘만다라트’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연꽃 모양으로 아이디어를 사방으로 개발해 목표와 계획을 작성하는 것인데, 오타니도 고등학생 때 감독에게 전수받아 이를 실천했다고 하죠.

오타니가 직접 작성한 계획표.

눈에 띄는 것은 몸 만들기, 하체 강화, 구속 높이기 등 야구에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쓰레기 줍기, 인사하기, 물건을 소중히 쓰기, 일희일비 하지 않기 등의 것들도 계획에 넣어 실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타니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버린 운을 줍는다는 생각으로 구장에 떨어진 쓰레기 등을 줍곤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의 명언도 많은 사람들에게 열정을 불어넣었는데요, “인생이 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꿈이 인생을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특히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야구 사랑이 대단한 일본에서도 ‘열정맨’으로 추앙받는 오타니. 아마 운동뿐만 아니라 그의 모나지 않은 인성도 야구팬들의 사랑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제2팀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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