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공방 심화되는 레이더 조준 사건
트럼프 中 도발에 침묵…관세협상 집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중국군이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역에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면서 일본과의 신경전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해당 해역에서 최근 발생한 양국 전투기의 레이더 조준 사건을 두고 서로 비방전을 이어가면서 진실공방까지 번지고 있다. 막상 미국 정부는 이 분쟁에 대해 언급조차 피하다가 사흘이 지나서야 국무부에서 중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간단히 내는 등 최대한 개입을 꺼리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중국을 비판하며 강하게 개입해줄 것을 기대했던 일본이 적잖이 실망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레이더 조준 진실공방…中 항모 무력시위 지속
중국과 일본 양국의 마찰은 지난 6일 중국 항공모함인 랴오닝함 전대가 오키나와 해역 인근에서 대규모 훈련을 벌이면서 발생했다. 일본 측은 사전 통보 없이 중국 항모 전대가 오키나와 해역으로 들어오는 것을 불법침입으로 보고 F-15 전투기를 출격시켰는데 중국 함재기인 J-15 전투기가 일본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 조준을 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 측은 훈련 전 일본 측에 군사훈련을 하겠다고 통보를 했는데 일본 측이 이를 접수했다는 회신까지 보내놓고서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반발하고 있다. 중국 측이 아예 양측 교신내용까지 공개하면서 압박을 했다. 그러자 일본 측은 항공모함의 항행계획이나 위치, 위험회피를 위한 정보도 전혀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건 제대로 된 사전통보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결국 양측 주장이 상당히 엇갈리면서 갈수록 진실공방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 레이더 조준 자체도 중국 측은 탐지를 위해서였다고 하고, 일본 측은 사격을 준비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서로 본인들 주장만 하고 있다. 특히 양국 전투기가 이렇게 대치한 적이 이번이 처음이어서 여기서 밀리면 앞으로도 계속 이게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더 밀리지 않으려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금 중국 랴오닝함 전대가 계속 해당 해역에 머물면서 오키나와섬 인근은 물론 일본 본토와 연결된 지역까지 오고가면서 사실상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예 보급선까지 도착해서 아마 일본과 외교적 담판 없이는 한 달 이상 해당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측은 상당히 당황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이번 일이 발생하고서 바로 미국 정부, 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편을 들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미국 정부는 상당히 이 사건에 관심이 없다는 듯 행동하고 있다. 국무부가 사건 발생 사흘 뒤인 9일에야 성명을 내서 중국이 지역평화에 도움이 안 된다, 미일동맹에 흔들림없다는 내용을 내놓긴 했다. 하지만 상당히 형식적인 수준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언급조차 없는 상황이라 일본 정부가 미국 측에 굉장히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中·日 충돌 관심없는 트럼프…관세협상에 더 집중
이 문제를 두고 지금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안팎에서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매체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한 발언에 대해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말라며 자제를 요청했다는 보도들이 나왔었다. 일본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적어도 미일 양측이 중국과의 충돌문제에 대해 바라보는 온도차가 확실하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미국이 전략적으로 중국 위협을 바라보곤 있다 해도 직접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중국과 더 관계를 악화시킬 생각이 없음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일단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지금 중국하고 관세협상이 많이 진전이 된 상태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4월에 중국 방문을 약속했고 그 후에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해빙모드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일본의 행보가 미국의 국익과 맞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마디로 대중관계에 있어서 충돌이나 갈등이 필요할 때도 미국이 분위기를 주도할 것이고 미국 국익과 맞지 않는다면 동맹국이 중국과 충돌한다고 해서 딱히 크게 도울 생각이 없다는 것을 좀 과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들도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일단 대만 문제에 있어서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 더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결국 이번 갈등의 원인도 거슬러 올라가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의 연장선상이다. 민간차원에서의 교류중단, 외교적 마찰, 그다음에 지금 군사적 마찰까지 왔다. 아주 수순대로 단계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도발 수준을 조금씩 올리면서 미국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어느 선까지 개입을 안 하고 있을지 시험해보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권 발동 시사 발언의 파장이 워낙 컸기 때문에 더 이렇게 강하게 반응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게 자칫하면 현재 대만의 집권 민진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대만독립론을 국제적인 이슈로 만들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일본 자민당을 비롯해서 우파 세력들은 이걸 지지하는 사람들이 꽤 있고, 민진당 의원들과 교류하는 사람들도 많다.
중국은 계속 대만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미국으로부터 1979년 인정받은 하나의 중국이란 논리를 지키고 대만과의 군사적 대치를 내정문제로 제한시켜놓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지금 일본이 그걸 건드렸고, 대만지역을 중국 내부 문제가 아닌 국제 영유권 분쟁 문제로 비화시키는 움직임을 보이니까 여기에 크게 반발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과의 마찰이 심화되더라도 여기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줘서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대만문제는 양보없다는 것을 더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아마 이런 측면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해당 발언을 철회하기 전까지 중일관계 회복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中 무력도발에 홀로 맞서야할수도…美 동맹국들 비상
아무래도 미국 동맹국들 입장에서는 이번 일로 미국에 대한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 국익과 별개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발생한다든가 중국이 자국 해역에서 저런 무력도발을 할 때 홀로 대처해야 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사실 지금 우리나라도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 일대에 구조물을 대량 설치하고 이걸 기점으로 배타적경제수역이나 영해 주장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장은 정부에서 이걸 오히려 국제적인 갈등으로 표면화시키는 것을 막고 보다 전략적으로 움직이고자 드러내놓고 비판은 안 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리고 중국 전투기의 레이더 조준 문제, 무력시위 이런 일은 서해상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그럴 때 실제로 그동안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모두 미국에서 동맹국들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각국의 군사적 충돌을 자제시키고 협상 중재도 하는 관리자 역할을 해왔는데 앞으로 이런 기능이 작동하길 기대하긴 어려워졌다. 그러면 결국 힘의 논리로 밀리는 쪽이 한없이 밀릴 수 있으니 각국이 무력도발에 있어서 서로 더 강하게 나올 수 있고, 그러다가 자칫하면 우발적 충돌 위험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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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미중간 세력 충돌의 최전선에 있는 국가들은 배후의 미국만 믿고 대중 외교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양국의 분위기도 살펴야 하고 특히 미국의 지원을 바란다면 미국의 개입으로 뭘 얻을 수 있는지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대미, 대중외교의 난이도가 한층 올라가고 국가안보 상황에도 지금과는 다른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새로운 대응전략을 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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