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정기자
하루 쉰 코스피가 상승세로 출발했다. 미국발 물가 불안에도 불구하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증시에 상승동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앞두고 부양책 등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이 당분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15.95포인트(0.66%) 오른 2428.80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은 2.60포인트(0.33%) 상승한 794.20을 기록했다.
전일 발표된 경제지표를 통해 미국은 물가 불안 우려에, 중국은 리오프닝 효과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국내 증시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에 더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휴장 기간 동안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증시에 등장한 주가 재료들에 상방과 하방 요인이 공존하면서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지수의 방향성 베팅을 고민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미국 쪽에서는 부정적인 데이터와 뉴스플로우들이 혼재돼 있지만 중국 쪽에서는 긍정적인 재료가 등장한다는 점은 주요국 증시의 위험선호 심리와 하단을 유지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은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월 47.4보다 개선됐으나 시장 전망치 48.0을 밑돌며 4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하회했다. 특히 세부항목 중 가격지수가 44.5보다 상승한 51.3를 기록, 물가 우려를 키웠다. 이로 인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4%대는 터치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금리 상승과 긴축 우려 등을 반영해 이날 미국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2% 올랐으나 S&P500지수는 0.47%, 나스닥지수는 0.66% 각각 하락 마감했다.
중국에서는 양호한 경제지표가 발표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전일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50.1) 대비 2.5포인트 상승한 52.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2년 4월 53.3을 찍은 후 가장 높은 수치다. 2월 비제조업 PMI도 56.3으로 1월의 54.4에 비해 상승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ISM 제조업지수 세부항목 중 가격지수 여파로 10년물 국채금리가 4%를 넘어서는 등 금리상승 여파로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세를 이어간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 요인"이라며 "그렇지만 중국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수가 개선돼 중국 증시가 크게 상승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미 국채금리가 급등했으나 달러화가 중국 지표 결과로 여타 환율에 대해 약세를 보인 점도 우호적"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양호한 경제지표로 리오프닝 기대감이 한층 강화된 상황에서 오는 4일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개막함에 따라 중국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원은 "중국 제조업 지표들이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점은 2월 중 기대감이 다소 약화되고 있던 리오프닝에 따른 경기 개선이라는 기대를 강화시켜주는 요인"이라며 "이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수출과 기업이익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불안해진 증시에 온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4일부터 중국 양회가 시작되는 가운데 여타 중국의 1~2월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는 만큼 관련 이벤트 및 지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당분간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지표 개선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조업 및 비제조업 PMI가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크게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이달 15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도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회에서 내놓을 부양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소비 활성화 뿐 아니라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5%대의 성장률을 달성하고자 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양회를 통한 인프라 투자 기대감 확대로 산업재와 소재업종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회 기간에는 다양한 정책들이 밀집돼 발표되고 정부의 정책 방향성과 지원 강도를 확인할 수 있어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위드 코로나' 이후 경기 정상화를 시작하는 해이기 때문에 경제성장 목표와 정책 집중 분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2월 제조업 지수가 크게 개선되는 등 리오프닝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부양 강도가 시장의 기대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중국 정부는 올해 경기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안정 중에서도 성장할 수 있도록 소비 회복과 확대, 시장 심리 개섬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