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살리기 규제 완화, 이번엔 오피스텔 시장 덮쳤다

매매지수 0.26% 하락…통계작성 이후 최대
부동산 침체에도 버티던 대형 면적도 하락
전세 시장까지 경색돼 매맷값 하락 불가피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로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 지수가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5개월 연속 고꾸라졌다. 꿋꿋이 버티던 도심권 대형 오피스텔마저 대체재인 아파트 규제 완화 여파로 고전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세 시장이 경색돼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까지 나오는 만큼 오피스텔 시장의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02.08로 전달 대비 0.26% 내렸다. 한국부동산원이 2018년 1월부터 해당 통계를 낸 이후 5년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이로써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9월(-0.08%)부터 10월(-0.15%), 11월(-0.2%), 12월(-0.24%), 올해 1월까지 5개월 연속 낙폭을 키우며 떨어지고 있다.

서울 오피스텔은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지난해 하반기까지 꿋꿋이 버텨왔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2월부터 떨어지고, 지방 오피스텔 가격이 지난해 1월부터 하락했는데도 서울 오피스텔 가격은 지난해 8월까지도 오름세였다. 특히 서울 도심권 85㎡(전용면적) 이상 대형 오피스텔은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까지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경색으로 서울 오피스텔마저 위축됐다. 특히나 1·3 대책으로 정부가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을 규제 지역에서 해제하면서 오피스텔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에 대한 각종 대출, 세금, 청약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체재인 오피스텔의 매력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1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434건으로 전월 939건 대비 54% 감소한 반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37건에서 1246건으로 49% 증가했다.

서울 오피스텔 시장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은 주로 임차 수익을 위한 투자 수단으로 쓰이는 사례가 많은데, 전세 시장까지 경색돼 세입자를 구하기 힘든 집주인들이 싼 가격에 오피스텔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까지 줄 잇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힐스테이트청량리역(954가구) 44.77㎡ 분양권은 5억6000만원에 나와 있다. 분양가 6억2220만원 대비 10% 낮은 가격이다. 이 오피스텔은 GTX B·C 환승역인 청량리역 인근에 입지해 2020년 분양 당시 최고 9.54대1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특히 중대형 오피스텔은 부동산 호황기 아파트 규제 강화로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최근 대체재인 소형 아파트값이 하락하면서 수요 감소로 인해 가격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피스텔은 수익형 부동산인데 전세 시장 경색으로 임차인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것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건설부동산부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