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나영기자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오는 30일 출시되는 특례보금자리에 관심이 많은 금융소비자라면 대출금리보다는 한도에 더 주목해야한다. 시중은행 금리가 내리막을 타고 있어 금리만으론 정책금융상품이 주는 이점을 누리긴 힘들다.
20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고정금리 하단은 4%대 초반으로 '4%대 고정금리'를 앞세운 특례보금자리론과도 차이가 없다. 보금자리론에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을 통합해 1년간 운영하는 '한정판'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가 출시되기도 전에 '글쎄?'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이유다.
뜯어보면 특례보금자리 금리가 오히려 시중은행보다 더 높다. 주택가격 6억이하나 부부합산소득 1억 이하이면 4.65~4.95%, 주택가격 6억 초과 또는 소득 1억 초과의 경우 4.75~5.05% 금리가 적용된다. 금리 하단만 보면 국민은행(4.36%)이나 NH농협(4.56%)의 고정금리보다 위에 있다.
특례보금자리론도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는다면 3.75%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저소득청년, 신혼부부, 한부모, 장애인 가구 등 조건이 까다로워 3%대 금리를 받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예측도 나온다.
지금으로선 시장상황을 살펴가며 정부가 특례보금자리 금리를 조정할 확률이 높다는 게 금융권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2월 금리는 기존 발표한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며 변경 계획은 없다"면서도 "시장금리 상황, 주금공 가용재원을 감안해 필요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도 측면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이 훨씬 유리하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라는 제한선이 있지만 특례보금자리에는 이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가 적용된다. DSR은 대출 한도를 계산할 때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 등의 원금까지 계산하지만, DTI에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원금은 한도 계산을 할 때 포함되지 않는다.
기존에 신용대출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례보금자리론을 선택했을 때 한도가 커진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연봉 7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신용대출 5000만원(금리 6%)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9억원짜리 아파트(금리 4%·만기 30년)으로 구입할 때를 가정하면 특례보금자리론은 5억원까지 대출 받을수 있지만, 시중은행에선 2억6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것도 특례보금자리의 장점이라 금리하락기가 와서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가 낮아질 때 다시 갈아타면 된다"며 "한도와 금리를 꼼꼼히 따지고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