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만난 베트남 1인자 '중국과의 관계 최우선'

中, 대대적 환대하며 미국에 협력관계 과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방국인 베트남의 권력 서열 1위와 만나 전략적 공조와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3기 집권의 첫 정상외교를 통해 베트남과의 견고한 관계를 과시하며 미국을 견제하는 한편, 국방이나 무역 등 세부적인 협력관계에 대해서도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지난달 3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뤄진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베트남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포스트는 쭝 서기장이 "양국관계의 전반적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해양 분쟁을 피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며 외국의 군사기지 건설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국가와 협력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같은 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실린 양국 합의서에는 이 같은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양국은 "쌍방이 '동지와 형제애'의 전통적 우정이 소중한 자산이며 반드시 물려받아야 한다는 데에 합의했다"면서 "사회주의를 견지하고,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과 밝은 전망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양국이 정치적 우방국임을 거듭 확인했다.

합의서는 세계정세가 심오하고 복잡하며 예측불가능한 역사적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국방 협력과 관련해 "국경방위우호교류, 국방안보협의, 베이부만 합동해상순찰, 국방부 핫라인에서 교류 협력을 추진한다"고 언급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베트남 측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고수하고 어떠한 형태의 대만독립 분리주의자도 반대한다"면서 "다른 나라의 내정 불간섭 원칙을 일관되게 지지하며 대만과 공식적인 관계를 발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쫑 서기장은 시 주석과의 회담 이튿날에도 리커창 총리와 만나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일대일로 구상에 대한 협력, 무역 불균형 완화, 과학기술 협력, 국민 간 우호 증진 등이 성명에 언급됐다.

이밖에 해상 문제가 양국 관계 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일부 성명 내용에서는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 갈등 문제에 대한 입장이 표명됐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 군사 전문가 송중핑은 포스트에 "중국과 베트남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비화한다"면서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지역적 영향력이 커진 베트남이 중립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베트남 1인자에 대한 중국의 대대적 환대와 보도와는 별개로 대만해협에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면 베트남은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필리핀이나 싱가포르와 달리 미국을 포함한 서방 어느 나라와도 군사 동맹을 맺지 않은 만큼, 베트남은 ▲군사동맹에 가입하지 않고 ▲특정 국가의 편에 서지 않으며 ▲군사기지 건설이나 군사활동을 위해 다른 나라가 자국 영토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며▲무력 사용을 반대한다는 기존 국제관계의 '4불(不)'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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