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송현도인턴기자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토종 화장품 브랜드 미샤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미샤는 중저가 제품 집중 전략으로 한때 국내 화장품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떠올랐으나, 지난 2016년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내려진 중국 한한령(한류금지령)의 여파로 실적이 급감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15일 미샤 운영사 '에이블씨엔씨' 매각을 위해 외국계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와 신한금융투자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IMM PE가 보유한 지분 59.2%다. 이날 종가 기준 에이블씨엔씨의 시가총액은 1562억원이다.
미샤는 지난 2000년 설립된 화장품 온라인 쇼핑몰 '뷰티넷'을 모태로 한다. 뷰티넷을 창업한 섬유유연제 제조업체 피죤 연구원 출신 서영필 전 회장은 제조원가가 저렴한 화장품이 대부분 비싼 소매가에 팔리는 상황에 주목, '거품'을 덜어낸 '3300원 화장품' 중저가 제품 집중 전략을 내세웠다.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 그는 2002년 첫 미샤 브랜드 오프라인 직영점을 이화여대 앞에 오픈했다.
미샤는 이른바 '1세대 화장품 로드샵'이기도 하다.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에 매장을 내고 공격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중저가 브랜드 중심, 로드샵 전략으로 2000년대 초반 한국 화장품 시장을 선도한 미샤는 곧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과 경쟁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미샤의 성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로드샵을 중심으로 한 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폭증하며 시장 내 경쟁이 심화했고, 이에 따라 실적도 악화했다. 창업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던 미샤는 출범 이후 11년 만인 2013년 영업이익이 75.4% 폭락한 132억원을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2016년 '사드 갈등' 이후 중국에 내려진 한한령도 미샤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 뷰티 상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구매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미샤의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다음 해에는 소폭 개선됐으나, 코로나19 대유행이 발발한 2020년 6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에 이어 지난해에는 224억원의 적자를 냈다.
한편 IMM PE는 지난 2017년 서 전 회장의 보유 지분 25.5%를 1882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를 통해 총 3039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IMM PE는 미샤의 오프라인 매장을 기존 700개에서 300여개로 줄이고,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왔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