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이세령기자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연기 난다, 빨리 옮겨 타요!” 지난 6일 경남 거제시 장승포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제1 갈매기호 황원일 선장이 외쳤다.
당시 37명이 탄 98t짜리 유람선에선 원인 불명의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20년 넘게 민간해양구조대원으로 활동한 그는 본업인 고기잡이도 팽개친 채 유람선을 향해 달려갔다.
“저기 몇 명이 타고 있을까, 우리 배에 몇 명이나 태울 수 있을까.”
황 선장은 해양경찰 같은 전문 구조대나 할 법한 고민을 하며 연기 풀풀 나는 유람선 가까이에 7.93t짜리 어선을 바짝 붙였다.
“연기가 보이는데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저 구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지요.”
그가 자신의 배로 옮긴 요구조자는 모두 12명. 이날 60대 베테랑 민간구조대원과 창원 해양경찰의 도움으로 37명 모두 무사히 육지로 옮겨졌다.
창원해경은 20일 인명구조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 황 선장에게 감사장을 전했다.
황 선장은 “이제껏 해 온 활동이 누군가를 구하는 일이라 기쁘다”라며 “앞으로는 더 전문적이고 효과적으로 민간해양구조대원의 역할을 감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류용환 서장은 “재난과 사고로부터 생명을 구하는 데 힘을 더해주는 민간구조대원이 있어 늘 든든하고, 감사하다”라며 “해양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낚시 등 레저활동 성수기를 맞은 요즘엔 반드시 장비 점검을 더 철저히 해 달라”고 말했다.
창원해경은 민간해양구조대 등과 민·관 구조협력체계를 꾸준히 강화해 ‘안전한 바다 만들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