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사진 포샵, 여자가 더 심해'…정호영 칼럼 논란에 민주당 비판 봇물

민주당 여성위 "정호영, 인권의식 '낙제점'…尹, 지명 철회하라"
정호영 "상처받은 분 있다면 죄송"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언론사에 기고한 칼럼 내용이 잇달아 논란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여성에 대한 저급한 인식을 드러냈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정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 여성위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정 후보자가 드러낸 여성에 대한 저급한 인식이 국민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위는 "정 후보자는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책임져야 할 장관으로서 능력과 전문성뿐만 아니라 인권 의식마저 낙제점이다.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결격 사유가 차고 넘친다"면서 정 후보자의 과거 신문 칼럼 내용을 문제 삼았다.

여성위는 정 후보자가 여러 칼럼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구직자의 절박한 심정을 폄하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며 저출산 원인을 여성 탓으로 돌리는 듯한 인식과 성범죄 책임을 피해자인 여성에게 전가하는 그릇된 인식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하루빨리 정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정 후보를 안고 가면 균형 인사라는 대원칙을 저버리고 택한 능력주의와 전문성이라는 인사 기준마저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비판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면서 "윤 당선인은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는 한 저출산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후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경북대병원 외과 의사인 정 후보자는 2012년 10월 한 지역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출산을 하면 애국이고 셋 이상 다산까지 하면 위인", "암치료의 특효약은 결혼"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또 그는 2010년 12월에 기고한 칼럼에서는 병원 채용 면접위원으로 참여하던 중 응시자의 사진과 실제 인물이 판이했다는 경험을 소개하면서 남성보다 여성이 사진 보정을 더 많이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당시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심하고 여자의 경우는 미모든 아니든 사진과 실물이 다른데 아마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포샵'(포토샵)을 한 모양"이라고 했다.

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일동도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자는 보건복지 총책임자로서의 전문성이 없을 뿐 아니라, 비뚤어진 여성관으로 정부에서 일할 기본적 소양이 갖춰지지 않은 인물"이라며 "전문성과 자질을 의심받고 있는 정 후보자는 책임장관제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적임자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 정책의 무게를 생각하면 윤 당선인의 정 후보자 지명은 보건복지 분야의 중요성을 무시한 처사다. 내각은 지인을 모으는 학교 동아리 구성이 돼서는 안 된다"며 "윤 당선인은 지금이라도 정 후보자 지명을 재고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정 후보자는 전날(12일) 논란이 된 칼럼들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날 결혼과 출산을 '애국'으로 표현해 논란이 됐던 과거 언론사 기고 칼럼에 대해 "조금이라도 마음이 불편하고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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