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팀이 세계 명문대 연구팀이 참가한 자율주행 카레이싱 대회에서 4위를 해 경쟁력을 입증했다.
KAIST팀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터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의 공식 행사인 'CES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최종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유일하게 이 대회에 출전해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의 레이싱 강국 연구팀과 기술력을 겨루며 대등하게 경쟁한 것이다.
자율주행 챌린지는 시속 300km로 달릴 수 있는 레이싱카가 무인으로 둘레 2.4㎞ 서킷을 달릴 수 있도록 고안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실력을 겨루는 대회다. 주최 측이 제공하는 차량에 각 출전팀들이 개발한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를 탑재한다.
KAIST에서는 심현철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무인시스템 연구팀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이 연구팀은 지난해 10월23일 미국 인디애나 폴리스에서 열린 '인디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4위에 올라 이번 대회 참가권을 얻었다. 올해 대회에는 당초 9개 팀이 참가하기로 했으나 전날 열린 자격 인증 심사에서 4개 팀이 탈락해 이날 총 5개 팀이 실력을 겨뤘다.
대회는 차선 두 개 중 안쪽 라인을 달리는 차가 '방어', 바깥쪽 라인을 달리는 차가 '공격'을 하는 1대 1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격하는 차량이 방어 차량을 추월하면 승리한다. KAIST팀은 첫 경주에서 시속 80마일(약 129㎞)로 달리던 방어 위치의 미국 오번대 팀을 시속 100마일(약 160㎞)로 추월해 승리했다. 이후 방어 위치에서 시속 115마일(약 185㎞/h)로 달렸으나 시속 125마일(약 201㎞/h)로 달린 공격 위치의 이탈리아 밀라노공대팀에 추월을 허용해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밀라노공대팀이 독일 뮌헨공대팀을 이기고 최종 우승했다.
국내 무인항공기(드론) 연구를 선도한 심 교수는 무인자동차로 연구분야를 확대해 2012년부터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일에 몰두해 왔다. 이번 대회에서 탑재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개발까지 1년가량 걸렸다.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상황에서 그동안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일부 기업의 연구지원금과 드론 등을 활용한 국제대회 입상 상금을 보태 자율주행 챌린지 참가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해왔다.
심 교수는 "고속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운전 피로도 없이 시속 200㎞로 서울에서 대전까지 1시간에 도달할 수 있다"며 관련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