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기자
배달대행 서비스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로지올이 올해 모회사 인성데이타와 본격적으로 협력해 시너지를 낸다. 2001년 대구에 설립된 인성데이타는 퀵서비스 플랫폼 영역에서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채헌진 로지올 대표(사진)는 "인성데이타와 주문을 공유해 음식배달뿐 아니라 소화물까지 일감을 늘려 배달기사(라이더)의 소득을 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선임된 채 대표는 현장 전문가다. 외식업부터 김치 배달, 퀵서비스, 구인구직 사이트 운영까지 젊은 시절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인성데이타 창립 멤버로 20년간 영업 업무를 맡으며 배달·배송 업계에서 잔뼈가 굵다.
채 대표가 평소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단 5분이라도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면 안 된다. 아이 분윳값이라도 벌기 위해 나온 라이더에겐 1시간처럼 느껴진다." 그는 라이더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라이더가 안전한 환경에서 일감을 확보하고,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이를 위해 인성데이타의 공유망을 생각대로 라이더들과 함께 활용하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성데이타의 공유망은 동일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퀵서비스 업체들이 주문과 배달기사를 서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인성데이타는 2007년 공유망을 도입해 주문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고 길 안내, 실시간 정산 등 라이더의 편의를 도우면서 퀵서비스 시장을 장악해나갔다.
채 대표는 "퀵서비스는 아침 시간대나 오후 2~6시까지 주문이 몰리고, 음식배달은 점심·저녁식사 시간이 피크타임"이라며 "망을 공유해 업무시간에 효율적으로 수익을 올리게 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주문량이 확보되면 자연스럽게 라이더가 유입되고 가맹점 수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촘촘한 공유망과 전국 13개 지역센터를 활용해 주문 후 30분~1시간 내에 각종 생활용품까지 배달하는 퀵커머스 산업에도 도전장을 내밀 생각이다.
채 대표는 "출혈 경쟁을 하지 않고 건강한 배달시장을 만들겠다"며 "현재 배달 생태계가 승자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달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무리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라이더 쟁탈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대형 플랫폼 업체들은 자체 라이더를 확보하고 단건 배달 서비스로 승부를 걸고 있다.
채 대표는 "라이더들의 고충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눈 앞의 수익을 내는데 급급하지 않고 안정된 주문량을 확보해 건강한 배달시장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이더가 돈을 벌어야 지역 배달대행업체 사업주도, 기업도 돈을 번다'는 철학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