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까지 생산적금융 기회
유가증권·신용공여 규제 '당근'
'빅5', 은행수준 자본규제 '채찍'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3일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자본규제를 은행 수준으로 높여 보유 자산의 위험이 자본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개최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위기 발생 이전 단계에서도 선제적인 자본확충, 배당 제한 등 체계적 건전성 관리를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예금 의존도가 높은 저축은행의 특성을 고려해 유동성 관리 체계도 보다 현실에 맞게 개선하겠다고 했다.
저축은행이 금융기관으로서의 공공성과 책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에 대한 규율도 함께 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은행 수준으로 성장하고 경쟁하고자 하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건전하고 투명한 소유·지배구조를 구축하도록 자산규모별 소유규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주주 요건 결격 시 주식 처분명령 외에도 결격 사항 공시와 같은 처분 수단을 다양화하되, 수시 적격성 심사를 도입하는 등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소형사는 지역·서민금융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부 규제 부담은 현실화하되, 본적인 건전성 관리 원칙은 일관되게 유지하겠다고도 했다.
이 위원장은 또 부실자산 누적으로 영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자산관리회사 설립 근거를 마련해 업권 차원의 부실채권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담보 회수 과정에서 취득한 비업무용 부동산의 관리·처분 기준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저축은행이 1972년 상호신용금고로 출발해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구조적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부실 위험과 금융 환경의 빠른 디지털 전환, 대형사와 소형사 간 격차 확대 등으로 업권 전반에 구조적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단기 수익 중심의 영업 구조에서 벗어나 실물경제와 지역사회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저축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이 부동산·담보 중심에서 벗어나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 등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대되도록 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
이의 일환으로 유가증권 운용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공급 대상은 기존 서민·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 등 자금 지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유가증권 운용과 관련된 규제를 합리화하겠다"면서 "법령상 금융공급 대상을 과거 서민·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온투업 연계투자 허용, 사잇돌대출 상품 개편 등을 통해 개인사업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금융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비수도권 여신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예대율 산정 체계도 개선한다고 전했다.
영업행위 규제도 정비한다. 그는 "일정 요건을 갖춘 대형 저축은행은 독자적 직불·선불 전자지급 수단 취급을 허용하고, 법인·개인사업자 등 차주별 신용공여 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업무 범위와 관련된 규율체계도 단순한 '부대업무' 허용에서 벗어나 다른 업권과의 정합성을 고려해 고유-겸영-부수업무 체계로 정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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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끝으로 "이번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은 단기적 대응책이 아니라 저축은행이 중장기적 건전성과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구조적 전환의 출발점으로 마련됐다"며 "저축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책임성과 자금 공급의 유연성을 가지고 기업·가계·지역 등 모든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금융업권으로 자리매김하며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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