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회 재경위 업무보고
반도체 호조에 경제성장률 상방리스크 확대
정부 주택시장 안정 노력에 리스크 일부 완화
한국은행이 23일 국내 주식시장의 기조적 하락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미국 관세 및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에 따른 주가 변동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과열 양상에 도움이 됐지만 최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날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서 "향후 주가는 정부 정책 추진, 반도체 산업 실적 호조 기대 등을 감안할 때 기조적 하락 전환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공지능(AI) 기업의 수익성 및 고평가 논란에 따른 글로벌 주가 조정 가능성 등은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업무보고 인사말에서 "인공지능(AI) 과잉 투자와 기존 산업 대체 우려 등에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경기 견조한 흐름 전망…경제성장률 상방 확대
한은은 국내 증시를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관련 경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보고 자료에서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수요 호조와 공급자 우위 상황이 지속되면서 적어도 올해까지는 추세 이상의 견조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위험 요인으로는 "피지컬 AI의 빠른 확산 등 상방 리스크와 AI 투자 조정, 미 관세 부과 등 하방 리스크"를 꼽았다.
올해 성장률 전망도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수정경제 전망에서 예측한 1.8%에 비해 상방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기존 한은의 전망치보다 실제 성장률이 더 높아질 여력이 있다는 취지다. 한은은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미 금리 격차 통화정책 제약 요인에 선 그어…외국인 투자자 신뢰도 양호
한미 금리 격차가 통화정책 제약 요인으로 단정하는 데는 선을 그었다. 한은은 최근 환율 흐름과 관련해 "올해 들어 개인의 해외주식투자 지속 및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의 수급 요인과 미 달러화 및 엔화 움직임에 영향받으면서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등락했다"고 했다. 한은은 다만 "우리나라의 대외 차입 여건 및 국내 외화 유동성 상황은 양호하며, 정부도 낮은 가산금리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도는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도 "한미 금리차 역전은 미국이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금리를 빠르게 인상한 데 따른 것"이라며 "한미 금리차 자체가 통화정책을 하는데 아주 제약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일대일로 매치되는 것은 아니며 국내 상황과 국내 물가 수준, 금융 사정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현재 국내 물가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한은은 대미 투자로 인한 환율 변화 전망에 대해서는 "보유 외화자산에서 발생하는 운용수익 범위 내에서 충당할 계획"이라며 "외환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은이 자산 위탁을 하기 위해선 법령상 투자공사의 원금 및 약정 수익 지급 조장이 전제돼야 하며, 투자공사 손실 누증에 따른 적립금 부족 시 정부가 이를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과열 다소 진정됐지만 불안…이창용 "부동산 대출 총량 규제해야"
한은은 수도권 주택시장 동향에 대해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과열 양상이 다소 진정됐으나, 높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1월 들어 연율 환산 10%를 상회하는 등 높은 상승세를 지속했다"며 "특히 강남 3구 등 핵심지보다 서울 외곽 및 경기 등 주변 지역의 가격 오름폭이 더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한 대법원·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 지방 이전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개인의 의견이 될 것 같다"면서도 "큰 틀에서는 동의하는 의견"이라고 언급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대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봤다. 한은은 "향후 주택시장이 재차 과열될 경우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및 가계부채 관리 노력, 최근의 대출 금리 상승세 등은 관련 리스크를 일부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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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출과 관련한 강도 높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이 총재는 "지금 전체적으로 뭐 하나 고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다 바뀌어야 한다"며 "특히 부동산 대출은 총량규제가 여러 비판을 받는 면도 있지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정부 이외에도 한은이 가계부채 관리에 참여할 수 있는 거시건전성 관리 커미티(협의체)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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