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양 기대감에 구리·금 동반 강세… ETF·ETN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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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미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등이 더해지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경기민감 원자재인 구리의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자산시장 내 원자재 가격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와 연동되는 상장지수상품(ETP)의 가격도 연일 우상향 곡선을 그려가고 있다.

22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전기동(구리)은 톤당 796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8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2013년 3월 이후 7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에 주춤했던 금도 상승세를 회복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값은 이달 들어 5.7% 오르며 트로이온스당 1882.8달러까지 회복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 흐름을 타면서 구리 가격과 연동되는 상장지수상품(ETP)의 가격도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전날까지 KODEX 구리선물(H)은 18.2%, TIGER 구리실물은 13.6% 올랐다. 상장지수증권(ETN)의 수익률은 더 높았다. 같은 기간 삼성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이 40.0% 상승했고, 신한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도 35.9% 올랐다. 금값과 연동되는 종목 역시 힘을 내고 있다. TIGER 금은선물(H)은 이달 들어 7.7% 올랐고, 신한 금 선물 ETN(H)(7.6%)과 KODEX 골드선물(H)(7.5%)도 7% 수익률을 거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가 예상보다 빠르게 종식될 것이라는 낙관론과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승인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 구리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리의 경우 최대 공급국인 칠레와 페루가 코로나19 확산과 파업 등으로 예년보다 공급량이 감소한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높아진 기대감도 원자재 가격을 자극하고 있다.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문에서 2022년까지는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경제 및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점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향후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 여부는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지속되는지가 중요하며, 특히 유가의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이어지려면 내년 1월4일 개최될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 정례회의에서의 감산목표량 유지가 필수적”이라며 “최근의 유가 상승에도 미국과 유럽 중심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로 원유 수요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구리 가격은 중국의 수요가 중요한 만큼 제조업지수를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양호한 경제지표로 중국 수요에 대한 기대가 상승 흐름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지표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발표될 경우 하락 압력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표가 여전히 기준선(50)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폭의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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