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로 눈치 보는 일 줄었어요' '코로나 재택근무' 직장생활도 달라져

직장인 4명 중 3명 이상 '재택근무 만족'
전문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재택근무 활용 늘어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국내 기업 10곳 중 5곳이 재택근무제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 활용에 대한 만족도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 대체로 높았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재택근무 덕분에 삶의 질이 올라가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어난 가운데, 직장인들은 재택근무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갑자기 실시한 재택근무지만 업무 생산성이 정상근무와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다. 다만 일과 휴식에 경계가 느슨해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초반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갔다고 밝힌 직장인 이모(30) 씨는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오히려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씨는 "업무적으로 회사로 출근하는 것과 재택근무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며 "도리어 출퇴근 시간도 절약하고 자주 하던 회식도 자연스레 없어져 내 시간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 눈치 안 보고 일할 수 있다는 게 제일 큰 장점 같다"며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4명 중 3명 이상은 출퇴근 시간의 절감과 회식이 줄어든 것을 재택근무를 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비대면 아르바이트 채용 바로 면접 알바콜은 지난달 18~20일 직장인 748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출퇴근 시간절감(29.5%)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감염우려 최소화(23.5%) △불필요한 회식·행사 자체가 사라짐(15.0%) △(업무 외)가사, 육아 도모가능(10.4%) △비대면 근무방식이 업무효율 증진이 있다고 판단(12.5%) △회의·미팅 관련 이동시간 절감(8.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렇듯 재택근무제는 직장생활 모습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다준 모양새다.

재택근무제를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8월 5인 이상 사업장의 인사담당자 400명과 노동자 8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택근무 활용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중 48.8%가 재택근무를 운영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100~299인 기업(54.0%) △300인 이상 기업(51.5%) △10~29인 기업(43.9%) △30~99인 기업(42.7%)으로 규모에 따른 편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재택근무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난 가운데, 정부가 재택근무 매뉴얼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일부에서는 재택근무로 인해 일의 능률이 떨어졌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비대면으로 일하다 보니 직원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휴식과 일의 경계가 모호해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견해도 있다.

앞선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겪은 어려운 점으로는 의사소통 곤란이(62.6%)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재택근무 곤란 직무와의 형평성 문제(44.1%), 성과관리·평가의 어려움(40.0%) 등도 뒤를 이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최근 재택근무 매뉴얼을 발표했다. 고용부는 지난 9월 재택근무 도입 절차부터 운영 규정, 법적 분쟁까지 모두 담은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각 단계마다 필요한 점검표와 운영 규정 등을 제공해 재택근무를 처음 도입하는 기업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법적 쟁점 분야는 △도입·실시 △근로시간·연장근로 및 휴식 시간 △복무 관리 및 성과 평가 △임금 등 재택근무 비용 및 장비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대책 △안전보건 및 산재 보상 등 주제별로 찾아볼 수 있도록 정리돼 있다.

관련해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재택근무를 잘 정착시키는 건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일하는 방식 혁신의 기회도 될 수 있는 만큼 기업과 근로자가 신뢰와 협력 속에 재택근무를 원활히 정착시켜 나갈 필요성이 크다"라며 올바른 재택근무 문화를 정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해소된 이후에도 재택근무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작년 기준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재택근무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유연근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성과 중심 인사 관리시스템 구축과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 방식 개선 등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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