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 '폼페이오, 역대 최악의 국무장관'

남아시아 5개국 순방에 불만
"외교성과 없고 美 더욱 고립시켜"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가 남아시아 5개국 순방을 마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에 대해 '역대 최악의 국무부 장관'이라고 맹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2일 폼페이오 장관이 임기 중 외교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을 더욱 고립시키는 외교를 했다고 혹평했다. 이 신문은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 심지어 미국의 동맹국에조차 미국과 일정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인식이 생길 정도로 폼페이오 장관의 외교 정책이 실패했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의 이 같은 비난은 폼페이오 장관의 남아시아 5개국 순방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5일부터 인도와 스리랑카, 몰디브,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은 약탈자"라며 중국에 파상공세를 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인도 방문에서 "중국은 민주주의의 친구가 아니다. 안보와 자유를 위협하는 중국 공산당과 맞서기 위해 인도와 논의할 게 많다"며 중국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스리랑카 방문에선 "중국 공산당은 주변국에 약탈자"라며 "중국은 스리랑카와 나쁜 거래를 하는 등 스리랑카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였다.

몰디브와 인도네시아 방문에선 "중국인민해방군은 불법적으로 남중국해를 군사화했고 이웃 나라의 경제수역을 침범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무역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식으로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예정에 없던 베트남 방문에선 '주권'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베트남 국민과 주권을 대단히 존중한다"고 했다. 이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의 베트남 주권 침해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폼페이오 장관의 순방 목적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반중 외교'이자 냉전 시대로 회귀하려는 외교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루샹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폼페이오의 전략적 냉전 시대 회귀 전략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세계화된 국제사회에서 일방적으로 한쪽 편을 들라고 강요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자 결실을 맺지 못할 것"이라고 폼페이오를 비난했다. 류중이 상하이국제연구원 중국ㆍ남아시아협력연구센터 사무총장은 "폼페이오는 중국을 비판할 때 항상 공산주의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면서 "그의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 방문 자체가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대(對)중국 강경 노선으로 문제를 일으킨 존 포스터 덜레스와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부 장관은 중국 외교부가 외교관으로 대우했지만 폼페이오는 중국 측이 외교관이자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폼페이오 장관을 조롱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월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연방법을 위반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며 "이번 남아시아 순방 역시 미 대선을 앞둔 정치적 순방이었다"고 단정 지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는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수장일 뿐 정통성을 인정받는 외교관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