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온라인 삼성고시 '불수능 못지 않은 불GSAT' 후기(종합)

"문제 난이도 높았다", "신유형과 까다로운 문제 많았다"
"온라인 시험이라 제약 많았다"…취업 커뮤니티에 꿀팁 올린 지원자도
삼성, 면접전형에서도 GSAT 약식테스트 한다…"부정행위 방지 위한 검증 차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문제 난이도가 역대급으로 높았다”, “응용수리 부분에서 신유형이 너무 많이 나왔다”

사상 첫 온라인으로 치러진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첫날인 30일 시험이 끝나자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험 난이도가 높았다는 볼멘소리가 올라왔다. 삼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하기 위해 GSAT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삼성에 따르면 온라인 GSAT 첫날 첫 시험인 이날 오전 9시 삼성SDI 등 전자 관계사, 삼성생명 등 금융·제일기획 등 독립 관계사의 시험이 진행됐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삼성전자와 바이오 관계사가 시험을 치렀다. 31일에는 오전, 오후 모두 삼성전자 시험이 진행된다.

준비시간 1시간여 동안 지원자 본인 확인 절차, 온라인 연결상태·수험자 공간 확인 등이 진행됐다. 지원자들은 이어 수리·추리 영역 각각 30분씩 1시간 동안 시험을 치렀다.

GSAT는 다른 입사시험보다도 난이도가 높아 이 과정을 통과하는 지원자가 매해 20%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취업준비생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는 GSAT 후기가 주목을 받는다.

지원자들은 이번 GSAT를 두고 '불 GSAT'라고 평가했다. 문제 난이도가 높은 수학능력시험을 '불 수능'이라고 부르는 것과 유사한 취지다.

한 지원자는 “맞고 틀린 걸 떠나서 못 푼 문제가 너무 많았다”며 문제의 난이도가 높다고 호소했다. 다른 지원자는 “앞 순서에 조건 추리가 너무 많이 나와 풀기 힘들었다”며 “이 때문에 뒤에 쉬운 문제들을 너무 많이 놓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게시글 댓글에는 “추리시험 뿐만 아니라 수리문제도 신유형이 많이 나와 너무 어려웠다”는 내용 등이 달렸다.

GSAT가 취업준비생들의 이목을 끄는 시험인 만큼 취업 커뮤니티에는 해마다 ‘문제가 쉬웠다’며 자신의 문제 풀이 과정을 적은 후기가 올라오곤 했다. 반면 이번에는 어렵다는 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지원자는 “해마다 쉽다는 지원자들이 많은데 이번에는 그런 게시물이 없는 것을 보니 어렵긴 어려웠나 보다”는 글을 올렸다. 삼성 관계자는 "아무래도 시험의 난이도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시험 방식 전환에 따라 응시자의 체감 난이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처럼 온라인 시험이라 제약이 많아 체감상 더 어려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삼성은 부정행위 방지 차원에서 지원자들이 시험 문제를 읽을 때 모니터에 손을 대면 안 된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냈고, 이번 시험 전에도 감독관들은 같은 내용을 재공지했다. 펜으로 문제를 체크하는 습관이 있다는 지원자들은 문제를 제대로 읽어 내려가기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카메라 밖으로 손이 나가면 안 되기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는 지원자도 있었다.

먼저 시험을 본 지원자의 조언들이 취업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시험 중 스마트폰 GSAT 모니터링 시스템에 오류가 생겼다는 한 지원자는 “감독관이 시험 화면에 록(lock, 잠금)을 걸어주고, 그사이 휴대폰으로 감독 프로그램에 다시 접속해 시험을 봤다”며 “(재접속으로 인해)날아간 시간은 시험이 끝난 후 별도로 준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원자는 “화면이 작은 노트북을 사용해 수리 문제에서 그래프가 잘 보이지 않았다”며 “대형 모니터를 사용하거나 그렇지 못하면 화면 크기를 미리 조정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고, 해당 게시글에 동의하는 댓글도 상당수 달렸다.

GSAT 응시용 키트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삼성은 앞서 지원자들에게 휴대폰 거치대, 안내사항, 영역별 문제 풀이 용지 등이 담겨있는 키트를 택배로 발송했다. 시험 때까지 이를 개봉하지 말라고 삼성은 지원자에게 당부한 바 있다. 한 지원자는 취업 커뮤니티에 “(키트에) 용지 한 장이 누락됐다”며 “시험 5분 전에 감독관에게 말하니 A4 용지를 구해오라는 답을 들었다”는 글을 올리고 당황스러웠던 당시 상황을 토로했다.

지원자들은 시험을 마치고 문제 풀이 용지의 앞뒷면을 카메라로 촬영해 제출했다. 이는 문제를 풀지 않고 부정행위를 통해 답을 적었을 가능성을 방지하고자 하는 차원이다. 삼성은 부정행위로 적발된 지원자는 시험 결과를 무효 처리하고 향후 5년 동안 삼성 채용에 응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필요시 부정행위를 한 지원자에 대해 민·형사 상 책임을 지게 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은 향후 진행되는 면접 전형에서 지원자들에게 GSAT 약식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검증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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