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태영호 영입…'북한 주민, 국민으로 인정' vs '국가안보전략 실책'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왼쪽)가 11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입당과 4·15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 출마를 발표한 뒤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탈북 인사인 태영호(58)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1일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4·15 총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태 전 공사가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북한 주민이 우리 국민이고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 그들의 목소리도 국민의 대표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서 당선된다면 매우 상징적인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태 전 공사의 출마지가 강남갑으로 예측된다는데 당연히 당선되겠지만 사실 탈북자 거주인 수가 제일 많은 순서는 서울에서 임대아파트 단지가 큰 양천, 노원, 강서 순"이라면서 "양천 갑을, 노원 갑을병, 강서 갑을병 중에서도 느낌이 오는 곳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태 전 공사의 정치 입문이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순천대 초빙교수인 한설 예비역 육군 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태 전 공사의 공천은 국가안보전략의 실책"이라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설 교수는 "태 전 공사의 정치적 존재 의미는 망명객과 비슷하다"며 "망명객을 자국의 국회의원으로 공천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상대방과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입당과 4·15 총선 지역구 후보 출마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는 "한국당이 태 전 공사를 공천하는 것은 나중에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만일 한국당이 권력을 잡으면 그 기간 내내 남북은 군사적인 갈등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당이 태 전 공사를 공천하는 것은 정치판을 대화와 타협이 아닌 갈등과 분열로 몰고 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뉴스거리를 만들어 한국당의 총선전략에 유리할지는 모르나 국가 안보전략 차원에서는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아무리 북한 강압을 기본정책으로 하고 있더라도 이것은 선을 넘었다"며 "일정한 선을 넘어가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 소속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다고 발표했다.

태 전 공사는 "제가 대한민국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 체제와 정권의 유지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북한 내 엘리트들,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는 저의 옛 동료들인 북한 외교관들, 특히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 제가 북한 인권과 북핵 문제의 증인이었듯, 북한에는 자유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증거가 될 것"이라면서 "평생을 북한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영호 같은 이도 지역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과 엘리트들이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은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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