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츠 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이스라엘 연정구성 험로(종합)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중도좌파 진영을 이끄는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가 이스라엘 차기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됐지만 이스라엘 연립정부 구성은 이번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 23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포기한 연정 구성권을 간츠 대표에게 넘겼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이날 저녁 예루살렘 대통령 관저에서 간츠 대표를 차기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부여했다.

지난 9월 총선 결과에 따라 먼저 연정 구성권을 부여받은 네타냐후는 의회 과반 의석 61석 중 우파 진영으로만 54석을 채우는데 그쳐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연정 구성권을 넘겨 받은 간츠는 28일(연장시 42일) 내 연정을 구성해야 하지만 간츠 진영도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서 간츠 대표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한 만큼 정부를 구성 할 만한 의석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치러진 두 번째 총선에서 간츠 대표가 이끄는 청백당은 총 120개 의석 중 33석을 얻었고, 네타냐후 진영이 이끄는 리쿠드당은 2석 뒤진 31석을 차지해 간츠 대표가 간발의 차로 우위를 점했다.

간츠 진영은 리쿠드당, 극우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과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의석 8석을 차지한 후 킹메이커로 등장했지만 그동안 네타냐후와 간츠 대표 중 누구도 지지하지 않고 있다.

간츠 대표가 28일 내 연정을 꾸리지 못해 연정 구성이 최종 불발될 경우 이스라엘은 전례없는 '1년에 3차례 총선'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의 모르데차이 크렘니처 선임 연구원은 "네타냐후만 아니면 누구도 이스라엘 총리가 될 수 있눈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간츠 진영도 연합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폭스뉴스는 간츠 대표가 연정 구성에 실패한다고 해도 네타냐후가 부패 혐의로 검찰 기소된다면 판세는 다시 역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총리시절 수십만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가 뇌물수수·배임·사기 등 3건의 혐의로 기소될 경우 13년 넘게 권좌를 지켜온 그의 정치인생은 사실상 끝이 나게 된다. 아비차이 만델블리트 검찰총장은 네탄야후의 기소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폭스뉴스는 "네타냐휴의 기소 여부는 수주 내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회가 네타냐후와 간츠 대표가 아닌 제3의 인물에 연정 구성을 맡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간츠 대표가 네타냐후와의 연대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제3의 후보를 내세우는 방안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영국 BBC는 "간츠 대표가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제3의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면서 "리블린 대통령이 또 한번의 총선을 치르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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