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핵전문가 '북한 최대 37개 핵무기 보유 추정'

北핵 감축 위해 영변 시설 폐기 필요성 강조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가 19일 오전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 핵비확산군축 리더십네트워크(APNL)-동아시아재단(EAF) 초청 세미나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세계적인 핵 과학자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북한이 최대 3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핵 증강을 극적으로 감축시키기 위해선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데 먼저 합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커 박사는 19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핵비확산군축 리더십네트워크(APNL)'와 '동아시아재단(EAF)' 초청 세미나에서 "북한은 현재도 핵 프로그램을 여전히 가동 중"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해커 박사는 미국 전문가 중에서도 북한 핵 문제에 가장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2010년 북한을 방문해 원심 분리기 1000여기를 갖춘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을 직접 목격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지난 3월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 때 해커 박사를 언급하며 '미국의 핵 박사'라고 지칭한 바 있다.

해커 박사는 이번 세미나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증강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북한이 플루토늄 25~48㎏과 고농축 우라늄 450~700㎏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핵무기는 최대 37개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평화와 안전 문제를 연구하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도 지난 16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설명회를 통해 북한이 내년이면 30~4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6월 SIPRI가 발표한 추정치보다 10개 정도 늘어난 것이다.

해커 박사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선 영변 핵시설 폐기가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차 북ㆍ미 정상회담 때 일부 전문가들은 영변 시설이 이미 노후화했기 때문에 협상 가치가 없다고 분석하기도 했지만 해커 박사는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면 북한의 핵능력은 극적으로 감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커 박사는 "중요한 질문은 지금 이 상태로 계속 가면 북한이 더 위험한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이라며 영변 시설 폐쇄가 비핵화를 위한 '빅딜'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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