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판’ 범죄의 온상 되나

19일 서울 중구 다동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에 설치된 스크린에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설 연휴 기간 가상통화 가격이 올라 비트코인은 1200만원선을 돌파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코인판’에 수차례 경고를 했는데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통화 열풍이 휩쓸고 간 자리가 범죄의 온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가상통화와 관련한 정부의 우려가 속속 현실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특히 올 들어서 가상통화 거래소 해킹과 투자를 빙자한 사기뿐 아니라 횡령 등 혐의로 유명 거래소 대표가 검찰에 체포되는 일까지 발생했다.올 초 1개당 2800만원을 넘어섰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700만원대로 4분의 1토막이 난 상태다.검찰은 가상통화 거래소 업계 5위인 코인네스트의 김익환 대표 등 가상통화 거래소 2곳의 임직원 4명을 업무상 횡령ㆍ사기 혐의로 체포해 지난 7일 구속했다. 이들은 고객 자금을 끌어 모아 임의로 임직원 계좌에 입금해 놓거나 매매할 가상통화가 없는데도 투자자를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가상통화 거래소 대표 등 임직원이 검찰에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횡령 액수는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거래소 해킹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진다. A 거래소는 지난해 4월 55억원 규모의 가상통화를 해킹 일당으로부터 탈취 당했다. 이 거래소는 지난해 12월에도 170억원가량의 해킹 피해를 입었다. 보상 받을 길이 막막한 일부 투자자들이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이다.투자를 빙자한 유사수신 사기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 초 비트코인 투자 상품을 내걸어 1500억원대 사기 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에는 가상통화 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7억원 상당을 가로챈 50대 남성이 유사수신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피해자들은 주로 금융 지식이 떨어지는 60~70대 고령층 노인이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53건에 불과했던 가상통화 빙자 유사수신 범죄 신고 건수가 지난해 453건으로 폭증했다.가상통화 관련 범죄는 당분간 급증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기범들은 생소하고 어려운 금융 또는 IT 용어로 피해자들을 현혹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에 무지하다는 걸 감추기 위해 사기꾼을 만나도 ‘아는 척’ 하다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금융당국 관계자 “위험 없이 고수익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시장 금리에 비해 훨씬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투자 권유는 무조건 유사수신 범죄라고 의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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