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많지만 참는다”는 MB...‘법리’ 대신 ‘정치공방’ 선택?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14일 뇌물과 횡령,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검찰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향후 법리공방보다는 ‘정치 보복’ 프레임을 앞세운 정치 공방전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검찰 출석에 앞서 발표한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상 그 같은 선택을 했음을 에둘러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4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들 앞에서 “침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입을 열었다.이 전 대통령은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한 때 저와 관련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면서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표출했다.또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면서 “나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죄송하다”라고 말한 뒤 검찰청사로 들어갔다.이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단순하게는 ‘자신이 받는 있는 혐의가 사실과 다르며 항변할 내용이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날 발언에 다양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분분하다.특히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는 발언은 사실상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한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이날 이 전 대통령이 검찰청사에 출석한 뒤 이재오 전 의원 등 이 전 대통령의 옛 참모진 등이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정치보복을 중단하라”고 시위를 벌인 것은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일부에서는 앞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등 일부 친이계 인사들이 여러차례 “참여정부에 대한 정보가 있다”고 주장한 점을 들어 이날 MB의 “전직 대통령으로 말을 아끼려 한다”는 발언을 가볍게 들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보기에 따라 참여정부 관련 폭로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면서 “하지만 단순하게 해석하더라도 법리공방보다는 정치적 논란이나 여론전 쪽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는 분석이 우세하다.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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